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강인수 현대경제연구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국민 성장론'을 설명했다.
문재인 "국민 성장하는 데 재벌 역할 필요…전경련은 '반기업적' 행태"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에 전경련에서 미르 재단이나 K스포츠 재단 쪽에 대기업으로부터 수백억 원을 걷은 사실이 드러났는데, 그 점도 정부가 앞으로는 법인세를 낮춰주면서 뒤로는 막대한 돈을 이른바 준조세 형식으로 거둬가는, 그래서 기업의 경영을 악화시키는 반기업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일들이 모두 없어져서 기업들이 경영 활동에만, 경제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그런 아주 좋은 기업 환경을 함께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후 "대기업과 논의한 것은 중도 외연 확장 행보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런 행보가 꼭 외연 확장이나 중도로 가는 것이라고 말할 문제는 아니고, 그냥 실용적 태도"라며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필요로 하는 건 실용적 태도라고 본다"고 답했다.
박지원 "시기적으로 부적절" vs. 문재인 "대기업과 대화는 필요"
하지만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경제연구소장 간담회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행사가 열리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4대 대기업 경제연구소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기에 취소하셨으면 한다"고 적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 국회에서는 대기업들의 미르 재단, K스포츠 재단 갹출로 전경련의 해체가 거론되고, 야당과 청와대-여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또한 야당은 법인세 인상 등 부자 증세, 특히 더민주는 경제 민주화를 부르짖고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박영선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벌을 개혁한 최초의 대통령',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를 꺾은 노무현 대통령 참모들은 변하지 않았다"며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박영선 의원은 "이미 문재인 후보의 경제 개혁은 시작도 전에 끝을 보인 것이 아닐까?"라며 문재인 전 대표에게 "참여 정부가 삼성경제연구소와 손잡고 집권 후반 재벌 개혁 타이밍을 놓쳐 결국 정권 실패의 길로 접어들었는데, 또 그 길을 반복하시겠다는 것인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행사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경련이 보여준 행태는 아주 잘못됐지만, 그것과 우리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 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과 함께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인식을 공유하는 건 필요한 노력"이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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