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 농민의 주치의인 백선하 교수가 백 씨 사망 직후 퇴원 기록에 '외상성 경막하출혈'이라고 쓴 뒤 자필 서명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록은 백 교수가 사망진단서에 '병사'라고 작성하기 직전에 쓴 것으로, 다시금 외압 의혹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백 씨가 숨진 지난달 25일 퇴원 기록에 적힌 진단명은 'Acute subdural hematoma, traumatic without open wound(S0651)'이었다.
이는 '열린 두개 내 상처가 없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이란 뜻으로, 외부의 강한 충격에 의해 뇌를 둘러싼 경막 안쪽 뇌혈관이 터지면서 피가 뇌와 경막 사이에 고이는 증상이다. 'S0651'은 국제표준질병코드상 '비외상성(I62X)'과는 구분되는 '외상성' 경막하출혈을 뜻한다.
백 교수는 이러한 퇴원 기록에 자필 서명을 남긴 것으로 밝혀졌다.
윤 의원은 지난해 11월 14일 백 씨 수술 전·후에도 의무기록에 'Acute subdural hematoma, traumatic(외상성) with/without open wound'라는 진단명이 백 교수의 서명과 함께 기재됐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최근 "급성 경막하출혈 후 제대로 치료받은 뒤에 사망했다면 진단서에는 외인사로 표기했을 것"이라며 가족들이 투석 등 연명치료를 거부한 탓에 '병사'로 작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의원은 "결국 백선하 교수는 스스로 의무기록에 서명할 당시에도 백남기 농민에 대한 진단을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해왔다"며 정작 사망진단서 작성에서는 외상성이 아닌 엄연히 다른 질병코드로 오인될 수 있는 급성경막하출혈만 기록한 이유를 백선하 교수는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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