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지의 의과대학생, 의학전문대학원생 809명이 고(故) 백남기 씨의 사인을 '외인사'가 아닌 '병사'로 표기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성명을 냈다. 앞서 서울대 의대생들의 연이은 성명에 이어, 서울대병원의 백 씨 관련 사인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 서울대 의대 학생들의 대자보로 시작된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오류' 의혹 논란과 관련해 가톨릭대학교·가톨릭관동대학교·고신대학교·단국대학교·대구가톨릭대학교·성균관대학교·아주대학교·연세대학교(신촌)·연세대학교(원주)·울산대학교·이화여자대학교·인제대학교·충남대학교·충북대학교·한양대학교 의과대에 재학 중인 학생 809명이 3일 '같이, 우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의료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라며 "의학적인 오류와 의문을 남긴 채 부검 가능성을 열어준 사망 진단서를 저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어 "외인사임이 명확한 고 백남기씨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진단서로 의사 전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황"이라며 "의사들조차 해당 사망진단서를 비판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에 근거한 부검영장을 신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어떻게 환자들에게 의사들을 믿고 스스로를 맡기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혹여 단순한 실수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해당 사망진단서가 이런 오류를 범하게 됐다면 의사와 의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민 보건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외압 논란'을 지적했다. 이들은 "신뢰와 긍지, 환자와 양심을 외면하게끔 만든 권력의 칼날 앞에 장차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져야 하는 우리마저 침묵한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의료에 대한 불신이 이 사회를 덮쳐올 것"이라며 "선배님들께 배운 사회적 책무를 이해하고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과 연대하려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대병원은 공식 위원회를 꾸려 백 씨 사망 진단서의 오류 문제를 재논의키로 했다. 서울대병원은 이윤성 서울대병원 법의학교실 교수를 위원장으로 서울대병원 측 관계자들과 전문 교수들을 참여시키기로 했다. 단 원장과 부원장은 위원에서 배제했다. 올해 5월 임명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 출신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