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에게 청탁을 받고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유죄가 인정돼 실형이 확정했다. 다만, 원 전 원장은 재판을 받던 중 이미 형기만큼의 수감생활을 마쳐 석방된 상태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상고심에서 원 전 원장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2심이 선고한 징역 1년2개월과 추징금 1억84만원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금품 수수와 알선의 대가성 등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은 2009년∼2010년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에게 산림청 공사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2천만원과 미화 4만 달러, 순금 20돈 십장생, 스와로브스키 호랑이 크리스털 등을 받은 혐의로 2013년 7월 기소됐다.
1심은 "높은 수준의 청렴성과 도덕성으로 처신에 유의해야 하는 국정원 수장이 건설업자 청탁을 받고 알선 대가로 사적 이익을 취했다"며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6천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순금 십장생과 호랑이 크리스털을 받은 혐의를 무죄로 봤다.
2심은 1심이 인정한 금품 수수액 중 현금 5천만원과 미화 1만 달러가 산림청 인허가 문제와 대가성이 적어 보인다는 이유로 범죄사실에서 제외하고 감형했다.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 됐던 원 전 원장은 2심이 끝난 직후인 2014년 9월 이미 1년2개월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석방돼 더는 처벌받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 불구속 기소됐던 그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1심 집행유예, 2심 징역 3년, 대법원 파기환송을 거쳐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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