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무죄 판결이 세종시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평소 세종시에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이 전 총리의 무죄는 경우에 따라 지역 정가에 지각변동을 불러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물론 당사자가 직접 밝힌 것은 없지만 충남도지사와 국회의원, 국무총리를 거치면서 세종시 건설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서 정치를 재개한다면 세종시를 지역구로 선택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지만 무죄가 확정될 경우 총리 낙마라는 달갑지 않는 기억이 있고 정진석 의원이 선점한 공주, 부여, 청양보다는 분구(分區) 가능성이 큰 세종시에서 새 출발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의 세종시 국회의원 출마 여부는 물론 성급한 예측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정을 전제로 충분히 현실화 될 수 있는 카드라는 게 주변 여론이다.
우선 이완구 전 총리와 세종시와의 끈끈한 인연을 들 수 있다.
2010년 12월 3일. 당시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기를 들면서 그는 도지사직을 내던졌다. 삶의 터전을 내줄 것을 요구한 주민들에게 수정안을 받아들이라고 권유할 수 없었다는 게 당시 사퇴의 변이었다.
그로부터 2년 5개월 후. 그는 부여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세종시 발전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특위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자나깨나 세종시 생각"이라며 "야당인 이해찬 의원과 협의,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2년이 지난 2015년 1월. 그는 국무총리로 세종시 정상건설을 위해 국회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의 공론화를 강조했다. 이래저래 세종시와는 뗄 수 없는 연(緣)을 만들었다.
정치인 이완구와 세종시와의 인연은 적어도 진행형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세 번째 인연이 네 번째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가능성을 더 높여줄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정계 복귀를 통해 야당에게 내줬던 행정수도 건설의 헤게모니를 다시 가져올 수 있다면 여당으로서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이해찬 국회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시사도 재기 장소를 세종시로 선택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인구가 적어도 4년 후에는 30만이 된다고 볼 때 분구(分區)도 확실해진다. 또, 새누리당 세종시당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전국적인 인물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가정은 실현가능성이 더 커진다.
이완구 전 총리가 세종시에서 당선만 된다면 지역에서 야당이 된 새누리당이 고토회복(古土回復)을 통해 정권의 상징성을 더 높일 수 있다. 파괴력은 점칠 수 없지만 지역구 선택만으로도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에서도 일정 영향력을 미칠 것도 예견되고 있다.
문제는 당사자의 결심이다. 야당 일색의 세종시에 또다른 정치적인 모험을 할 것인가와 재판 과정에서 벌인 정치적 공방에 대한 표심의 반응은 예측하기 어렵다. 사법적인 판단과 달리 표심은 다르게 심판할 수도 있다. 그만큼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2심에서 무죄판결이 향후 세종시 정국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프레시안=세종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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