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알레포에서 국제기구 구호물품 호송대가 폭격을 받아 최소 21명이 사망한 가운데, 미국은 이에 대한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주장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구호 차량 폭격은 공습에 따른 것으로 "책임 있는 주체는 오직 2곳밖에 없다"고 했다. 시리아 반군은 공군력이 없고 미국은 공습을 하지 않았으니 시리아 정부군이나 러시아가 공습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정부에 이번 공습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면서 "(러시아는) 휴전 협정에 따라 인도주의적 구호품이 전달되는 곳에서 공습작전을 억제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도 일제히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를 공습 주체로 지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보 당국이 러시아 전투기가 구호차량을 겨냥한 공습을 실행했다고 보고 있다고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CNN도 러시아 전투기가 구호 차량을 폭격했다는 예비 결론을 내렸다고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와 러시아는 이 같은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유엔에서 기자들에게 미국 정부는 그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번 상황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군도 이날 성명에서 무인 항공기를 통해 해당 구호차량을 관찰했고, 구호물자가 안전하게 전달된 뒤 구호차량 추적 관찰을 중단했으며, 이후 소재에 대해서는 그 지역을 통제하는 반군만이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시리아 휴전협정 종료 직후인 지난 19일 유엔과 시리아아랍적신월사(SARC) 관계자들이 알레포 서부 외곽 마을에 의약품과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차량 31대에 나눠 타고 가다가 공격을 받아 차량 18대가 타격을 입고 자원봉사자 등 20여 명이 사망했다.
유엔은 이 사건 직후 시리아에서의 구호 활동을 중단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일 유엔총회 개막 연설에서 이번 사건을 "끔찍하고 야만적이며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반 총장은 특히 시리아 정부에 대해 "많은 단체가 무고한 민간인을 죽였지만, 시리아 정부만큼 하지는 않았다"면서 "(시리아 정부는) 지금도 계속 통폭탄(barrel bomb)을 사용하고 조직적으로 수천 명의 수감자를 고문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 정부는 "반 총장의 시리아에 대한 발언은 유엔 사무총장 직무를 맡은 사람이 지켜야하는 유엔 헌장 규정에서 크게 어긋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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