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측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재배한 '노무현표 봉하 오리쌀'을 청와대에 선물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3㎏들이 '봉하 오리쌀' 한 부대가 전날 청와대로 배달됐던 것.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단 "노무현 전 대통령 측에서 좋은 뜻으로 보내셨다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받아들인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 속내는 그리 편치 않아 보였다.
겉포장에 '보내는 분'으로는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권양숙"으로 표기돼 있었지만, '받는 분'에는 "이명박님"이라고만 적혀 있었기 때문. 청와대는 의전상의 결례를 지적하며 대체로 떨떠름해 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 '의인'이라는 사람이 한나라당에 사과 선물을 보낸 적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던 김대업 씨가 지난 2005년 한나라당의 공개사과 요청에 대해 "사과받기를 그토록 원하시니 사과를 받으라"는 야유와 함께 당 지도부에게 '사과박스'를 보낸 걸 빗댄 반격이다. '김대업 사과박스'와 '노무현표 봉하 오리쌀'을 연관 지으면서 불쾌감을 드러낸 셈.
하지만 봉하마을 측 김경수 비서관은 '이명박님'이라는 표기에 대해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한 실무진의 실수"라며 "선물을 보낼 사람들의 전체 명단을 뽑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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