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를 비롯한 '개각논란'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주로 야당들이 제기하고 있는 '조기 개각론'에 대해선 "너무 앞서 나간 이야기"라고 선을 긋고 나섰지만, 개각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은 채 그 시기와 폭을 두고 바쁘게 주사위를 굴리고 있는 형국이다.
"李대통령 의중 짐작 못하겠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강만수 장관을 비롯해 대폭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코멘트 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바뀐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언론은 언론대로 입장을 제시할 수 있고 당은 당대로 민심이 수렴되는 창구이자 접촉면이므로 이런저런 논의는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어떠한 프로세스로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는 게 명확한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강 장관 교체를 준비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지만, 최근까지 "강만수 장관이 잘 하고 있지 않느냐"며 적극적으로 감싸던 것과는 온도차가 크다.
강만수 장관이 전날 국회에 출석해 거취와 관련된 심경을 토로하고, 이날 경제상황점검회의에 불참한 대목에 대해서도 이 대변인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이 대변인은 "강 장관이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말씀을 했는데, 당장 자기 거취 문제에 대한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마음가짐 자체야 과거나 지금이나 같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강 장관은 오랫동안 대통령을 모셨고, 또 개인적으로 인품도 훌륭하시고 신앙심도 깊으신 분"이라면서 "일 때문이라면 모르지만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가질 분은 아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된다"고만 말했다.
강 장관 거취문제를 둘러싼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서도 이 대변인은 "내가 20년 동안 취재기자를 했기 때문에 표정 등을 보면 대충 알 수 있는데, 전혀 짐작을 못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강만수 장관의 거취나 개각 문제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변인은 "최근 대통령이 공·사석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했다.
개각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올해 안에 청와대 직제개편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금융비서관 부활'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대변인은 "전체적으로 미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있는 것 같다"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상황은 아니지만 직제가 합쳐지다보니 꼭 필요한데 빠진 부분도 있는 만큼 일부 조정작업이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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