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1일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검찰 수사 책임론'을 정면 반박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사 관행 관련 제도 정비'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사 브리핑 개선 점검' 등으로 한정했다.
조은석 대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수사 진행 중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것은 안타깝고 유감스럽지만 수사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손상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수사와 관련해 수사팀은 신속하고 엄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며 '수사 책임자 파면 요구'를 일축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임채진 검찰총장 ⓒ연합 |
민주당 등 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검찰 책임론을 제기하며 법무부 김경한 장관, 임채진 검찰총장,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파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검찰의 공식 입장은 이날 검찰 간부 및 검사 74명 참석한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는 임채진 검찰총장이 주재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박연차 리스트' 수사 및 브리핑 과정에서 사실관계 등이 오인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수사 과정상 객관적 사실을 정리해 전국 고검, 지검장 등에 전달하는 방식 등을 통해 수사 과정의 진상을 알리기로 했다.
노 전 대통령 수사가 생중계되는 과정 등에서 발생한 문제점이 이른바 '빨대(비공식 취재원)' 때문이라는 것. 검찰은 이와 함께 수사 브리핑 등의 개선점을 점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민주 "노 전 대통령 두번 죽이는 일"
검찰의 이같은 반응은 야권이 주장하는 '책임론'을 떠나, "인적 쇄신 방안 건의 및 중수부 폐지 논의 등을 포함한 수사 관행의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한나라당 버전의 '검찰 개혁' 요구와도 거리가 멀다.
검찰에 "성역없는 수사"를 당부한 안상수 원내대표가 "검찰 수사에 있어 잘못된 관행이 있으면 시정을 검토해야한다"고 발언한 것과 온도차도 적지 않다.
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강하게 힐난했다. 노 대변인은 "서거가 가혹한 수사에 의한 것이라는 것 모든 국민이 알고 있다. 반성은커녕 변명으로 일관하는 검찰에 대해 국민들 또 분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임채진 총장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할 일이 있는데 주변에서 말을 한다고 나가지는 않을 것이며 할 일을 다했는데 주변에서 말을 한다고 남아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현재의 수사팀으로 박연차 리스트와 관련한 수사가 마무리되면 임 총장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자진사퇴 하는 형식으로 사태 수습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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