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추미애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비판적 인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박 비대위원장은 8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더민주 대표가 예방하는 데 대해 저한테 결재 맡는 것도 아니고…. '노 코멘트'"라고 했지만 "저는 갈 계획이 없다"고 의미심장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전두환, 노태우 두 분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예우 자격이 박탈돼 있다"며 "제가 청와대 비서실장 할 때, 두 분에 대해 전직 대통령 예우를 회복해 달라고 굉장히 요구했지만 안 됐다"는 언급도 했다.
추 대표는 오는 12일 전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잡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은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에 대해 정치적 책임자로 지목돼 왔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른바 '호남 민심'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추 대표의 전 전 대통령 예방이 '호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글쎄, 거기까지 내가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결국 전 전 대통령 예방 일정을 취소했다.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추 대표는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추진했으나, '적절하지 못하다'는 최고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원내지도부 회의에서 "지난 5월 1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이 회동을 하면서 대통령께서 '3개월마다 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담을 하겠다'고 했다"며 "이번 추석이 지나면 해외에서 대통령이 돌아오시기 때문에 반드시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3당 대표와 대통령의 회담이 꼭 이뤄지도록 대통령께서 약속을 지켜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 대표는 앞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박 대통령에게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며 사실상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추 대표의 제안은 박 대통령과 추 대표 두 사람 간의 양자 회담으로 주로 해석된 반면, 박 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주장한 것은 여야 3당 대표와 박 대통령 4명이 만나는 구도의 회담이다.
박 위원장은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해 "시중에 '대통령 우병우'라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을 박 대통령이 잘 알고, 우 수석이 국회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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