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트집 잡아 사상 초유로 여당이 퇴장하고 고함을 지르고, 특히 의장에게 사퇴 권고 결의안, 윤리위 회부 등으로 사과를 요구했다"며 "더 가관은 야심한 시간에 국회의장실에 항의 방문한 의원 일부가 음주하고 고성을 지른 것"이라며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국회 의장실에서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우리도 대통령이나 총리의 시정 연설 등 많은 연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듣지만, 그 내용이 새누리당 주장과 유사할 때도 존중해서 경청했다"며 새누리당이 전날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한 데 대해서는 "역시 야당 연습한다고 느꼈다. 대단히 여당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집단 보이콧의 빌미가 된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대해서는 "정 의장의 개회사는 저희 당 입장으로선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아주 좋은 내용이었다"고 두둔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사퇴와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과정에서 소통이 없었다는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가 국회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키기 위해 국회를 뛰쳐나가고, 우병우를 사수하기 위해서 민생을 종잇장처럼 버리는가"라며 추경안 처리를 거부한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추미대 대표는 "우병우의 우 자에 경기를 하면서 정기국회 첫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간 새누리당의 무모함과 무책임성을 꾸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새누리당을 겨냥해 "조속히 국회에 복귀해서 민생을 챙기라"고 당부했다.
전날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세균 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해 국회 본회의 일정을 전면 보이콧한 데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정세균 의장이 이를 거부하자, 정진석 원내대표는 밤 10시께 국회 의장실을 방문해 국회 부의장에게 본회의 사회권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정세균 의장이 주관하는 본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이었으나, 정세균 의장은 '할 말을 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여기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새누리당 의원 70여 명은 밤 11시에 단체로 국회 의장실을 찾아가 고성을 질렀다. 일부 새누리당 의원은 집기를 집어던졌으며,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경호실 경호 직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일 오전에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히자, 새누리당은 이날 새벽 1시께 자리를 빠져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번 사태를 '점거'로 규정했다. 기동민 대변인은 "집권 여당 의원들이 야밤에 국회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실 직원의 멱살을 잡고 욕설을 내뱉는 추태까지 선보였다"며 "윤리위에 회부되어야 할 대상은 국회의장이 아니라, 새누리당 의원 전원이다. 사퇴해야 할 사람은 국회의장이 아니라 국회 파행의 당사자인 여당 지도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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