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북한 절대 핵 포기하지 않을 것"

보수진영 비난에 '립서비스'?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한 데 대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정부와 한나라당의 공식 입장과 달리 "절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와 공조를 강조하는 박 대표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당 안팎의 보수진영의 비난을 의식한 것 행보로 풀이된다.

"북한은 절대 핵 포기하지 않을 것"

박 대표는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국책자문위원회 임원 임명장 수여식을 갖고 "(테러지원국 해제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된 하에서 핵무기를 포함해 핵개발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온다는 조건 하에서 하는 것이 좋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비관적 견해를 표명했다.

박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여권 안팎에서 이번 조치와 관련해 한미 공조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공성진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의 조치를 환영한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미국과 얼마나 긴밀한 공조를 했느냐는 국민적 의심, 의혹이 있다는 점도 지적해야겠다"고 말한 바 있고 '원조보수'를 자임하는 자유선진당은 이 문제에 대해 연일 맹공을 가하고 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 '아스팔트 우파'들 사이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 대표의 이날 발언은 '립서비스'차원을 넘어서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청와대마저 외교부가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에 '환영' 논평을 낸 것에 대해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한 환영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서는 등 보수진영에 미치는 파장이 예사롭지는 않다.

한편 박 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한나라당 대표가 처음으로 미국의 의견에 반대하고 나섰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