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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갈등 '외교적 해법'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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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갈등 '외교적 해법' 분수령

한중 정상회담 물밑 조율 분주…中 언론 "아직 파국 아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31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임 차관은 다음달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점검 차 류전민 중국 외교부 부부장과 회동할 예정이다. 왕이 외교부장을 예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임 차관은 지난 26일 칠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방문을 위해 출국했으나 칠레 일정만 소화하고 급히 귀국한 뒤 곧바로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고위급 정부 인사가 사전 예고 없이 일정을 변경한 만큼, 임 차관의 실질적인 방중 목적은 G20 정상회의 때 한중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상회담의 성사를 가를 핵심 의제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다. 우리 정부가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확정 발표한 이후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사드 문제에 대한 한중 간의 시각차는 여전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8일 "중국이 갖고 있는 입장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가적 위상을 높이고 시진핑 주석의 집권 토대로 삼으려는 주최국 중국의 입장이 맞물려 있어 분위기는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쪽으로 기울어가고 있다.

최근 중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규탄 성명에 동참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중국 언론들도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인터넷판 <인민망>은 31일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인민망은 "정상회의 개최국이자 유교의 전통을 간직한 중국에서 중한 정상회담을 거부하는 것은 손님을 대접하는 예의가 아니"라며 "지난 8월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사실상 G20 정상회의에서의 중한, 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모종의 포석을 깐 셈"이라고 했다.

특히 인민망은 "중한 관계 자체를 놓고 볼 때 아직 파국에 이르지 않았다"며 "사드로 인해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긴 했지만 양국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최소한 관계의 지속적 악화는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불발되거나, 성사되더라도 양국 정상이 사드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선에 그칠 경우 사드 갈등을 둘러싼 한중 간의 외교적 해법은 난망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잠시 몸을 낮춘 중국도 공세 수위를 끌어올려 본격적인 보복 조치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내달 3일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양자 회담도 중요한 일정이다. 미중 정상회담에는 무역과 남중국해 문제 등 방대한 현안이 의제로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양국이 북핵과 사드 등 한반도 현안을 큰 틀에서 조율해 낼 수 있느냐도 한중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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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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