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이 끝난 브라질이 이제 정치적 폭풍 전야를 맞았다. 브라질 상원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최종 표결이 30일(현지시간) 시작됐다.
호세프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 출석해 45분에 걸친 최후 변론에서 "나는 탄핵을 당할 위법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등 탄핵 주도 세력을 겨냥해 "국민이 합법적으로 선출한 대통령을 쫓아내려 한다"며 "헌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행위다. 이것은 쿠데타다"라고 주장했다.
방청석에서는 루이스 아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 등이 호세프 대통령의 변론에 박수를 보내는 등 탄핵 반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국영은행 자금으로 재정적자를 줄이려 하는 등 정부 재정을 조작한 재정회계법 위반 혐의다. 그러나 탄핵의 실질적 배경은 브라질 경제 위기와 페트로브라스 석유공사의 비리 사건이다.
브라질 검찰의 페트로브라스 비리 수사는 호세프 탄핵과는 직접 관련 없는 일이었으나, 호세프가 이 회사 이사회장으로 재직한 기간에 비리가 일어나 여론 악화의 원인이 됐다. 결국 지난 6월 상원이 탄핵심판 개시안을 통과시켜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탄핵안 표결은 상원 의원 한명씩 연단에 올라 찬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결과는 31일 오전 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상원의원 81명 중 3분의 2인 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호세프 대통령은 권한을 상실하고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에 올라 2018년까지인 호세프 대통령의 잔여 임기를 소화한다. 반면 탄핵안이 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은 즉각 직무에 복귀한다.
현지 언론들은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상원의원 중 48~53명이 탄핵안 찬성 입장이며 반대 입장은 19명으로 분류되고 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브라질 정국은 큰 혼란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테메르 권한대행 측이 탄핵안 가결을 자신하는 가운데, 의사당 주변을 비롯해 브라질 곳곳에서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브라질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을 2018년 대선에 다시 등판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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