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란 노무사는 이날 더불어민주당 여성 최고위원 경선에서 양향자 후보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렇게 적었다. 이종란 노무사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326일째 농성 중이다.
이종란 노무사는 "양향자 후보가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저를 많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는데, '기업의 관심을 많이 끌어오겠다'는 건, 삼성이 민주당에 더 밀착하게 하겠단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종란 노무사는 "삼성 임원 출신답게 양향자 씨는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지난 총선 출마 이후 지금까지 삼성 직업병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다. 오히려 인터뷰 기사를 통해 삼성을 옹호하는 편에 섰다. 총선 때 양향자 후보에게 반올림이 던진 질의에는 답변조차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종란 노무사는 "여성, 고졸, 호남 출신이라지만 정작 같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했던 어린 후배들의 죽음을 외면하는 그녀가 어떤 여성, 어떤 고졸, 어떤 호남 출신의 대변자일까…. 하나도 와닿지 않는다"고 적었다.
다음은 이종란 노무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삼성 서초사옥 앞에 껌딱지처럼 붙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농성을 시작한 지 326일째 되는 밤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 시끄런 차 소리, 비닐천장에 떨어지는 빗소리 보다는 답답한 마음에서다.
좀 전에 더불어민주당 여성 최고위원 경선에서 삼성 임원 출신 양향자 씨의 당선소식을 기사를 통해 접했다.
"차별 겪는 이들과 함께 울며 손잡는 정치를 하겠다."며 출마한 그녀는 "정권교체를 위해 여성의 표와 호남 민심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하겠다. 기업의 관심도 많이 끌어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저를 많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선 후 소감을 밝혔단다.
'기업의 관심을 많이 끌어오겠다'는 건, 삼성이 민주당에 더 밀착하게 하겠단 것인가?
여성, 지역, 학력차별의 문제 못지 않게 노동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미 지금의 현실이 기업천국 노동지옥이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노동권이 후퇴되었다. 그럼에도 야당으로서의 민주당 여성최고위원 당선자가 '기업의 관심으로 외연을 넓히는 정치를 하겠다'고 공언하는 모습은 한심하다.
게다가 삼성은 헌법도 무시하는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직업병 문제에 대해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지 않은가.
삼성 임원 출신답게 양향자 씨는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지난 총선 출마 이후 지금까지 삼성 직업병 문제에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다. 오히려 인터뷰 기사를 통해 보면 삼성을 옹호하는 편에 섰다. 총선 때 양향자 후보에게 반올림이 던진 질의에는 답변조차 없었다.
굳이 화순 출신 삼성직업병 피해자 고 박효순 님(84년생. 2012년 8월 악성림프종으로 사망)을 떠올리지 않아도, 같은 전남여상 출신 고 이숙영 님(76년생.2006년 8월 백혈병 사망)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양향자 씨도 반올림이 이곳 삼성 사옥 앞에서 76명의 사망 노동자의 영정들을 모시고 삼성의 직업병 책임을 물으며 농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가난을 겪었다지만 수십억대의 연봉을 받는 삼성 임원 출신 양향자는 더이상 가난의 대변자가 아니다.
여성, 고졸, 호남 출신이라지만 정작 같은 삼성 반도체에서 일했던 어린 후배들의 죽음을 외면하는 그녀가 어떤 여성, 어떤 고졸, 어떤 호남 출신의 대변자일까…. 하나도 와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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