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군현 의원(경남 통영·고성)이 2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19대 국회 시절 보좌진으로부터 월급을 받아 사용한 혐의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 당헌 44조 5항(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된 경우 해당 당원은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함)에 따라 당원권도 즉시 정지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강정석)은 이날 이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게 월급을 준 보좌관 3명 중 액수가 가장 많은 김모(43) 씨와 회계 책임자 김모(34) 씨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또 이 의원에게 1500만 원의 정치 자금을 준 혐의로 고등학교 동문 허모(64) 씨를 벌금 500만 원에 약식 기소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이 의원에게 준 보좌관 2명은 입건 유예했다.
검찰은 이 의원에게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좌관 3명의 월급 약 2억46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기소된 보좌관 김 씨가 이 의원에게 건넨 월급은 1억8500만 원이다. 입건 유예된 보좌관 2명은 각각 3300만 원과 2600만 원을 이 의원에게 건넸다.
이 의원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같이 수수한 돈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국회에 등록되지 않은 다른 직원의 급여나 지방 사무소 운영비로 썼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도 "강압적으로 보좌진 급여를 돌려받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치 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은 새누리당 당헌 관련 조항에 따라 즉각 당원권이 정지됐다.
취임 당시 '윤리위 1번 과제'로 이군현 의원 조사를 천명했었던 이진곤 윤리위원장은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즉각 당원권 정지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새누리당 윤리위원회는 이 의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던 중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가 조사를 결정했다고 지난달 27일 밝혔었다. 당시 윤리위는 전주혜 위원을 윤리관으로 임명했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윤리위에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했고 이 의원으로부터 소명서도 받았다"면서 보좌관 월급 횡령에 대해서 이 의원이 "부인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보좌관 월급 '쪼개기'가 정치권의 오래된 관례였음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관례라고 하더라도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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