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원달러 환율과 국내 증시가 1300원 대에서 조우하는 등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의 분위기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전 7시30분과 오후 3시30분 두차례 정기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수시로 박병원 경제수석을 통해 증시와 환율 등의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정부당국이 그래도 선전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이미 각 상황별 대응계획을 담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주 후반부터 G7(선진7개국) 재무장관회의, IMF(국제통화기금) 총회가 잇따라 열리는 만큼 이때까지의 각종 변수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시장의 불안심리 차단에 직접 팔을 걷고 나선 모습이다.
이날 오전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현재의 위기는 지난 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는 다르다"면서 "정부가 대비책을 세우고 있고, 기업들이 자구노력을 강화하면 국민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비관론과 위기의식에 빠져 있을 필요는 전혀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업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정부가 외환보유 및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고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중에 있다"면서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며, 그 동안 정부당국이 그래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곡소리'나는데…청와대는 여전히 '7%성장'?
한편 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새 정부의 5대 국정지표를 바탕에 둔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해 발표한 대목을 두고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낙관론을 넘어 '장밋빛 환상'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국정과제 193개를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의 정책 여건에 맞도록 능동적으로 수정, 보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초에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제외되기도 했다.
청와대는 또 "국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매년 국정과제를 수정하고 신규과제를 추가할 것"이라며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7%성장과 30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임기 말까지 7% 성장잠재력을 갖춘 선진경제로 도약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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