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총리는 50분 '지각'
이 대통령은 29일 러시아 푸틴 총리와 단독 회담을 가졌다. 애초 회동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 푸틴 총리는 50분 뒤인 5시50분께 영빈관에 나와 이 대통령을 맞았다.
푸틴 총리는 "존경하는 이 대통령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모스크바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위상이 높으신 분과 대표단들이 오신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총리는 "우리 두 나라의 관계가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5년 간 교역량이 6.8배 증가했고, 대한민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긴요한 국제문제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며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더욱 결실 있게 발전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푸틴 총리가 그 당시 경제 발전에 힘을 실어줘 양국 관계가 깊어졌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러시아는 세계 최고의 경제 성장을 했는데 이것은 푸틴 총리의 강력한 리더십 덕분"이라고 평가한 뒤 "지금 양국 관계는 한단계 격상된 관계로 발전하려고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나는 러시아가 유럽 소속 국가이지만 아시아 국가라고 생각한다"면서 "푸틴 총리가 경제와 안보 분야 등에서 더 깊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푸틴 총리가 적극 도와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푸틴 총리의 '지각'과 관련해 청와대 측은 "푸틴 총리가 미국 금융위기 및 유럽증시 폭락에 대한 러시아의 긴급대책을 TV로 발표했다"며 "이러한 긴급한 상황과 관련해 오늘 예정된 회담 일정이 늦어질 것임을 사전에 양해를 구해 왔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그래서 이 대통령이 연락을 받았고, 대통령이 묵는 영빈관을 출발하여 푸틴 총리가 기다리고 있던 정부 영빈관에서 접견을 하게 된 것"이라며 "푸틴 총리와의 면담은 적극적인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공항에서는 장관대신 차관이 영접
하지만 전날 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순간 러시아 측 외교장관이 아닌 외교차관이 영접을 한 대목 역시 곱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러시아 측의 외교적 결례가 도를 지나쳤다", "해도해도 너무한 게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우리 외교통상부는 의전실 명의의 해명자료를 통해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시 러시아 외교차관이 공항에서 영접한 것은 푸틴 전 대통령의 재임 이후 간소화된 러시아의 의전관행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외교부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외국 국가원수의 공식실무 방한시 공항영접은 외교부 차관급 인사가 하고 있다"면서 "오해가 바로 잡아지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외국 국가원수의 실무방한 시에는 외교차관이 영접을 나가지만 국빈방문이나 미국 등 4강 원수의 방한시에는 외교장관이 나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의전관행은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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