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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주, 민유성 어쩌나…無성과에 비리 의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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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롯데 신동주, 민유성 어쩌나…無성과에 비리 의혹까지

신동주, 민유성 사단에 100억 원 쏟아부어

지난해 10월 각별한 인연도 없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원군'을 자청하며 롯데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전 산은지주 회장)과 그 측근들이 최근 오히려 비리 의혹 등으로 신 전 부회장에게 '짐'이 되는 분위기다.

약 9개월동안 100억원의 돈을 이른바 '민유성 사단'에게 쏟아부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데다, 민 전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 연루설로 검찰 조사까지 받자 신동주·조은주씨 내외와 민유성 사단의 관계가 삐걱거리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 100억 쓰고도 신격호 치매약 공개 등 '헛발'만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DJ코퍼레이션(회사명 에스디제이)은 지난달 26일 이 회사 회장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으로부터 15억원을 추가로 차입했다.

명목은 회사 운영자금, 이자율은 0%이며 상환 기일은 2018년 11월 9일까지다.

작년 11월 9일 SDJ 이사회가 3억원의 차입을 의결한 이후, 지금까지 9개월여 동안 SDJ는 수 차례에 걸쳐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무려 102억4천600만원의 운영자금을 빌렸다.

등기상 SDJ의 업종은 전자·생활제품 무역업·도소매 등이지만, 실제로는 경영권 분쟁 대비를 목적으로 신 전 부회장이 설립한 회사인만큼 재원을 전적으로 신 전 부회장 개인 재산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신 전 부회장의 사재로 마련된 운영비의 대부분은 민유성 고문과 그 측근들, 이른바 '민유성 사단'에 흘러들어간다.

SDJ는 현재 사모투자펀드회사 '나무코프'와 계약을 맺고 경영권 관련 자문을 받고 있는데, 이 나무코프의 회장이 바로 민 고문이다.

또 운영비의 상당 부분은 한국과 일본에서 경영권 관련 소송을 대행하는 법무법인 양헌(김수창 대표변호사), 두우(조문현 대표변호사)에 법률자문료로 지급된다. 김수창, 조문현 변호사는 민 고문과 '경기고 동창'이다.

SDJ코퍼레이션에서 홍보 등을 맡은 정혜원 상무도 산업은행 홍보팀 출신으로, 산은지주 회장 출신인 민 고문과 살로먼스미스바니 서울지점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올해 초까지 SDJ 안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전 비서를 맡았던 권종순씨도 서강대 경제학과 74학번으로, 민 고문과 같은 학교 같은 학번이다.

결국 신 전 부회장은 작년 11월 이후 9개월여동안 한달 10억원 이상을 민 고문과 학연·직장 경력 등으로 얽힌 측근들에게 뿌린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 민유성 사단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유성 사단의 '코치'를 받은 신 전 부회장은 그룹 경영권이 걸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올해 3월, 6월 두 차례에 걸쳐 동생 신동빈 회장에게 패했다.

특히 지난 3월 주총을 앞두고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사단은 주총 승리의 '열쇠'인 종업원지주회에 "회원 한 사람당 2억5천만엔(한화로 25억원 상당)의 주식 이익을 보장하겠다"는 '묘안'을 내놨지만 무시당했다.

소송에서도 불리한 상황이다.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법정대리인) 개시 관련 법정 심리에서 그동안 민유성 사단의 김수창, 조문현 변호사는 줄곧 "신 총괄회장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없고, 성년후견인 논의 자체에 매우 불쾌해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난 6월 돌연 신격호 총괄회장의 치매약(아리셉트) 복용 사실을 공개하는 '자살골'을 넣으면서 오히려 신 총괄회장의 후견인 지정 가능성을 키웠다.

만약 조만간 법원이 후견인 지정을 결정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공인될 경우,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사단이 강조해온 "신동주 전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고,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경영일선에 동반 복귀해야한다"는 명분과 논리는 뿌리부터 흔들릴 처지다.

◇ 민유성 대우조선 비리의혹에 출국금지…사단도 와해 직전

민 고문은 미미한 성과 뿐 아니라 최근 개인의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까지 겹쳐 신 전 부회장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검찰은 최근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과 관련, 대우조선과 2008년말~2009년초 20억원대 계약을 맺은 'N' 홍보대행사를 압수수색했다. 이 홍보대행사의 박 모 대표는 민 고문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당시 연임을 앞둔 남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대주주 산업은행의 행장이었던 민 고문의 부탁을 받고 박 모 대표에 '3년간 20억원'이라는 이례적 특혜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또 그 대가로 남 전 사장은 연임되고 홍보대행사와의 거래액 중 일부는 민 고문이나 남 전 사장에게 흘러가지 않았나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대우조선 자금이 민 고문 부부와 두 딸이 전현직 등기이사로 등재된 부동산 거래 회사로도 유입됐을 개연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의혹들로 이미 민 고문은 출국금지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함께 일본을 오가며 종업원지주회 등 홀딩스 주요 주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할 수 없게 됐다.

"롯데 그룹 비자금 등 비리 의혹과 신 전 부회장은 연관이 없다"고 방어에 나서야 할 '책사'가 오히려 개인 비리 논란에 휩싸이면서 발이 묶이게 된 것이다.

민 고문은 이 와중에도 여전히 "신동빈 회장이 실형만 받으면 경영권을 따낼 수 있다"고 신동주 전 부회장의 부인 조은주씨를 설득하고 있지만, 조 씨 등의 호응이 예전같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유성 사단의 일원인 정혜원 SDJ 상무는 최근 아예 신동주 전 부회장측 홍보 업무에서 거의 손을 놓은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조치훈 9단과 바둑을 둔다"며 사진까지 올리는 등 그동안 정 상무는 SDJ측 주장 홍보를 위해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했으나, 최근 이 계정이 폐쇄됐다.

아울러 지난 6월 25일 일본 홀딩스 주총에도 정 상무는 당초 예정과 달리 참석하지 못했고, 지난달 18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40일만에 퇴원해 소공동 롯데호텔로 돌아올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신 총괄회장의 병원, 법원행 과정에서 정 상무가 항상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신 총괄회장을 보필했던 것과 전혀 다른 상황이다.

아울러 김수창, 조문현 등 SDJ측 변호사들도 '신격호 총괄회장 치매약 복용 사실' 공개로 궁지에 몰린 이후 롯데 경영권 분쟁에 임하는 태도가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 민 고문의 나무코프에서 SDJ코퍼레이션으로 파견된 직원을 조은주씨가 해임시켰다는 얘기 등도 흘러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어차피 신 전 부회장의 재력을 보고 조직된 조력자 그룹이기 때문에, 탄탄한 신뢰 관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민 고문 등의 개인 비리 의혹 탓에 신 전 부회장의 재정 지원이 끊어질 수 있고, 경영권 분쟁의 승산이 더 낮아질 경우에는 민유성 사단의 이탈 움직임은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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