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투병 중인 의무경찰 등 장병들을 위로하기 위한 '깜짝방문'이었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지난 '촛불집회' 때 부상을 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심장한 행보라는 해석이다.
이날 오전 11시35분 께 병원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지난 8월15일 혜화역에서 시청방면으로 이동 중 시위대가 던진 소화기에 허리를 다쳐 입원치료 중"이라는 정모 이경의 설명을 듣고 "다 친구고, 형제같은 사이인데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공무수행중인 장병들이 폭행당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어떻게 다쳤느냐"면서 입원 중인 장병들의 안부를 묻는가 하면 "추석인데 집에 전화를 해 드려라. 얼마나 걱정하시겠느냐"고 당부하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또 서동엽 경찰병원장에게 치료과정과 부상상태 등을 질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외래환자나 가족 등과도 악수를 나누며 "많이 다치셨느냐", "걸어도 되느냐", "빨리 안치돼야 할텐데…"라고 안부를 묻는 모습도 연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 수행문제로 '연기'…"대통령 의지가 강했다"
애초 이 대통령의 경찰병원 방문은 불교계의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기된 상태였다. 이 대통령이 경찰병원을 방문할 경우 불교계의 거센 사퇴압력이 이어지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이를 수행할 수밖에 없어 이미 등을 돌리고 있는 불심을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반대로 어 청장이 이를 수행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내부의 지적 또한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이 대통령이 경찰병원 방문을 강행한 것은 대통령 개인의 의지가 강력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에 예정돼 있던 회의가 조금 일찍 끝나자 대통령이 경찰병원을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전격적으로 방문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 역시 이 대통령의 경찰병원 방문을 수행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어 청장은 불교계와의 갈등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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