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성주군 농민들이 지역경제 근간인 참외밭마저 갈아엎고 참담한 심정으로 "사드 철회"를 촉구했다.
'(사)한국농업경영인회 성주군연합회(회장 임연)'은 30일 오전 성주읍 성산리에서 '참외밭 갈아엎기 농민 행동'을 진행했다. 이날 행동에는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백철현 정영길 김안수)'와 성주 농민, 마을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수입농산물 증가와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참외 값이 지난해에 비해 30%가량 떨어진 것에 대한 농민의 울분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농민행동을 벌이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 행동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는 100m 밖에서는 전자파 피해가 없다고 홍보하지만 근거 없는 거짓"이라며 "전자파 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를 '괴담'으로 몰아 타 지역으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술책"이라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벌을 이용한 수정농법으로 참외농사를 짓는 농가가 늘고 있는데 사드포대가 들어서면 전자파 때문에 벌 수정은 힘들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참외열매 또한 맺을 수 없게 된다. '전자파 참외'라는 오명뿐 아니라 농업 자체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시세뿐 아니라 당장 내년부터 참외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평생 농사짓고 살아온 농민들의 삶은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날 농민행동은 성주군농업경영인협회 소속 회원 이모씨의 참외밭 비닐하우스 2동을 트랙터 10여대로 부수면서 끝났다. 또 사드배치 후 농민들이 입게 될 피해를 우려하며 성주읍 전체의 트랙터 35대가 동원돼 한 목소리로 "철회"를 촉구했다.
성원리에서 트랙터를 몰고 온 한 농민은 "농가 피해가 나날이 심해지고 있다. 우리의 울분을 보여주기 위해 이렇게 왔다"며 "같은 농사짓고 사는 사람으로서 심정 다 안다. 참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농민행동에는 참외밭 주인 이씨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군 '2015년 성주참외 소득조사 분석결과'를 보면 지난해 참외농사 가구는 4,224호수로 성주군 전체 인구 4만5천여명의 약 10%이다. 참외 생산량은 연간 16만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매년 참외 수확으로 거둬들이는 매출은 약 4천억원, 농가 평균 수입은 9,500만원이다. 때문에 농민들은 사드배치로 참외농가가 위축되면 전국의 참외시장뿐 아니라 성주군 경제가 멈추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은택 성주농업경영인연합회 사무국장은 "성주 농민들은 참외농사로 성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며 "아무런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배치를 강행하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는가. 억울하고 앞이 깜깜한 심정으로 참외밭을 갈아엎었다"고 설명했다. 김안수 성주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염속산이니 까치산이니 언급하며 주민들을 흔들고 있다"며 "하지만 성주 주민들은 오직 사드 철회만을 외치고 있다. 유언비어에 흔들리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성주투쟁위에 따르면 참외밭 비닐하우스 한 동을 설치하려면 1~3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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