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8.9 새누리당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오면서, 당내 '유일한 김문수계'로 불릴 만큼 김 전 지사와 가까운 사이였던 김용태 의원이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일찌감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김 의원은 25일 부산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 전 지사 출마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김 전 지사의 의사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기 때문에 당혹스럽다"며 "사려 있게 결정해 주기 바란다"고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이번 총선에서 큰 상처를 입었지만, 당 내 역할에 비춰 본다면 여전히 소중한 자원임이 틀림없다"며 "당내 난전 상황에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내년 대선에서 의미를 찾기 바란다"고도 했다. 당권 도전에 나서지 말고,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
전날인 24일께부터 여권 안팎에서는 김 전 지사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돌았고, 실제로 김 전 지사는 최근 주변 인사들과 연이어 만나며 전대 출마에 대한 여론을 청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전화 통화를 통해 의견을 조율했다는 보도까지 나왔고, 김 전 대표 측이 급히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현재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의 한 측근은 이날 "출마든 불출마든 늦어도 모레(27일)까지는 결정하겠지만, 어느 (한)쪽으로 기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연합>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나 지난 21일 김 전 지사 측이 자체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더 유리하다는 결과를 받아든 것으로 전해지면서, 출마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김 전 지사와 가까운 이들의 고심도 깊다. 이들은 김 전 지사가 이번 전당대회를 건너뛰고 내년 대선으로 직행할 것으로 보고 비박계 당권 주자인 김용태, 정병국 의원 등을 돕고 있었으나, 만약 김 전 지사가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힌다면 이들도 힘든 선택을 강요받게 됐다.
물론 그 누구보다 가장 당혹스러울 이는 김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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