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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구 靑수석 "불교계가 이럴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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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구 靑수석 "불교계가 이럴 때 아니다"

"경제 어려운데…경찰청장 파면 요구는 부적절"

27일 열린 범불교도 대회에 20만 명의 인파가 군집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퇴진요구도 빗발쳤다. 청와대는 하루종일 침묵으로 일관했다. 공식적인 브리핑이나 입장표명도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들도 이 문제에 대해선 모두 입을 다물었다. 불교계와의 접촉면을 분주하게 늘려나가고 있는 여당의 분위기와도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청와대는 지난 25일 "이것은 사과나 유감표명이 아니다"는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해설'과 함께 "공직자들은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종교 문제와 관련해서 국민의 화합을 해치는 언동이나 업무처리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밝혔을 뿐이다.

"곤장 100대 친다면 몰라도, 경찰청장 파면요구는 적절치 않다"

청와대 불자(佛子)들의 모임인 '청불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윤구 사회정책 수석비서관은 난감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강 수석은 이날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말을 곁들였다.
▲ 청와대 불자들의 모임인 '청불회' 회장을 맡고 있는 강윤구 사회정책 수석비서관. ⓒ프레시안

지난 6개월 동안의 좌고우면을 딛고 각종 '이명박식 정책'을 힘있게 추진해야 할 '2기 청와대' 참모로서의 입장과, 한 명의 불교신자로서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끝내 "경제적 상황이 너무 안 좋다"면서 "(불교계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라고 자제를 당부했다.

강 수석은 "벌써 6개월 동안 촛불집회 등 혼란이 너무 많지 않았느냐"며 "이제는 화합하고 단결해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불교계의 요구사항인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에 대해서도 강 수석은 "물론 조계종 총무원장에 대한 검문검색을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치 못했다"라면서도 "그 문제는 '종교차별' 문제가 아니라 인사권과 법치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해당 경찰관에게 곤장 100대를 친다면 모르겠지만 지휘권자인 경찰청장을 파면하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 수석은 "오늘 법회는 이미 사전에 예정돼 있던 것인 만큼 별다른 사고 없이 잘 끝났으면 한다"면서 "이번 법회와 함께 이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고 원만하게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가진 강 수석과의 일문일답이다.

"수배자들, 조계사가 아니라 명동성당으로 갔다면…"
▲ 강윤구 수석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프레시안 : 오늘 집회 상황에 대해 보고는 받고 있나?

강윤구 : 내가 보고받을 사항은 아니지 않느냐. 저는 그냥 열심히 부처님만 믿을 뿐이다. 종교정책에 대해선 내가 관여할 바가 아니고, 어차피 문화체육관광부로 창구가 단일화되지 않았느냐. 왔다갔다 하면서 귀동냥은 하고 있다. 오늘 많이 모인 모양이더라.

프레시안 : 어청수 청장에 대한 해임요구를 한나라당이 청와대에 전달한 것은 사실인가?

강윤구 : 그 문제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 경찰청장이 물러나라는 것과 춧불 수배자를 해제하라는 게 불교계 요구로서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건 여기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나도 (검문을 한 것은) 총무원장에 대한 적절치 않은 예우였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검문을) 집행한 경찰관이 위법을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말을 조심히 해야 하는데….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적절치 못한 행위였다. 그렇다고 해서, 적절치 못해서 해당 경찰관에게 곤장 100대를 친다면 모르겠지만 지휘권자인 경찰청장을 파면하라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런 식으로 해서 가능하겠느냐. 수배자 문제까지 해서….

프레시안 : 불교계의 반발은 총무원장 검문사태뿐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진 일련의 '종교차별' 논란에서 기인한 게 아닌가?

강윤구 : 물론 안다. 충분히 이해한다.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도 파면은 인사권 문제고, 여기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레시안 : 청와대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나? 일단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인가?

강윤구 : 청와대 입장을 제가 얘기할 입장은 아니다. 단지 내 생각을 말할 뿐이다. 불자로서의 입장이기도 하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의 입장이기도 한데, 이번 문제는 종교에 대한 문제, 불교에 대한 문제로 국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배자 문제도 (수배자들이) 조계사 안에 와 있기 때문에 불교문제가 된 것이지, 저분들이 조계사 안에 없었으면 전혀 거론될 사안이 아니지 않나. 만약 명동성당에 가 있다면 불교가 주장하는 종교편향 문제로 이야기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프레시안 : 불교계가 단순히 '차별'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정치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뜻인가?

강윤구 : 아, 물론 정치적 문제도 종교계가 이야기할 수는 있는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번 일련의 사안에 대해선 종교 문제에 좀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어제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이 유감을 표먕하고 공직자의 종교중립에 대한 입법화를 약속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재발방지와 법 제정을 주문하지 않았나.

프레시안 : 그런 일련의 대책에 대해서 불교계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고, 반발도 더 격해지고 있다.

강윤구 : 불자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하지만 촛불집회 등 벌써 6개월 동안 혼란이 너무 많지 않았나. 이제는 좀 화합하고 단결해서 나아가야 할 텐데…. 경제적 상황이 너무 안 좋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않느냐.

프레시안 : 청불회 회장으로서 직접 불교계와 대화할 계획은 없나?

강윤구 : 그 동안 왔다갔다 하면서 안면이 있던 스님들도 만나고 했지만 이번에 정부 측 창구가 문화체육관광부로 단일화되지 않았나. 물론 불자로서는 스님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고, 또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

프레시안 : 어청수 청장 해임은 아예 불가능한가?

강윤구 : 그건 여기에서 말할 사항이 아니다. 거듭 말하지만 그 문제는 불교계와의 문제라기보다는 인사권과 법치의 문제다. 이 이야기도 청와대의 입장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내 개인적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오늘 법회는 이미 사전에 예정돼 있던 것인 만큼 별다른 사고 없이 잘 끝났으면 한다. 이번 법회와 함께 이 문제가 더 확대되지 않고 원만하게 잘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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