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대표적인 여름 농촌계몽 활동의 하나로 대를 이어온 ‘농활’. 농촌봉사활동의 약자다. 사전적으로는 대학생들이 방학을 이용해 농촌에 들어가 일을 거들면서 노동의 의미와 농민의 실정을 체험하는 봉사활동의 줄임말이다.
그러나 우리 역사에서 ‘농활’은 사전적 의미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거창하게 1920년대 브나로드 운동에서 그 기원을 찾지 않더라도, 1960년대 초 향토개척단 운동서부터 계몽적 성격을 띤다. 유신시대에 이르러서는 계몽을 넘어 농촌사회의 구조적 변혁을 도모하는 사회운동의 한 축으로 발전한다.
이에 따라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서는 농민의식화 활동이라 해 금지하거나 잠복 경찰들이 동태를 파악하기도 했다.
그러나 농활은 1990년대 후반 민주정권의 출범, 농업의 현대화, 쌀 소비량의 감소와 맞물려 급속히 감소해 이제는 그 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렇듯 농활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요즘 십수년째 농활을 유지해오고 있는 곳이 있다. 강원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학장 주진호) 재학생, 인솔 교직원 등 40여 명은 지난 19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강원 양양군 손양면으로 농활을 떠나 봉사활동에 활발히 참여해 오고 있다.
이들은 손양면 학포리(이장 최선봉) 6~7농가 하우스에서 토마토 새순 전지, 들깨모종, 배 봉지싸기 등 일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며 값진 구슬땀을 흘렸다.
농활에 참가한 한 학생은 “몸은 힘들지만 보람은 크다. 짧은 기간이지만 어르신들과 많은 대화도 나누고 농촌의 현실을 알아가는 계기로 삼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에 앞서 학교 측은 3박 4일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농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 농활전 사전 전문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들의 농활소식에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본부장 조완규)와 강원대 농대 미래전문농업경영인사업단(단장 김경수)이 함께 했다.
최선봉 이장은 “농촌에 젊은이들이 없어 한철에는 일손이 부족한데, 농산물 가격 하락과 소비량 감소로 인부를 사기도 쉽지 않은게 현실”이라며 “요즘 같은 시기에 농촌에 와서 봉사를 한다는 마음이 너무 기특하다”고 전했다.
주진호 농생대 학장은 “농촌 봉사활동은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 이외에도 학생들의 교육적 효과도 적지 않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현장 체험의 기회를 늘려 생(生)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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