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또 다시 '골프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최근 비공식 석상에서 참모들에게 '추석 명절 이전까지만이라도 골프는 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자리에서 "골프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불안하고 서민경제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국민정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내에선 지난 3월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골프 금지령'을 내린 이후 골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왔지만, 이 대통령은 지난 5월8일 춘추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통해 "설마 대통령에게 신고하고 치겠나. 자신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라면서 "골프를 해도 된다, 안 된다를 일률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수준은 벗어났다"고 '허용 방침'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사실상 해제했던 '골프 금지령'을 다시 내린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 대외적 조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하지만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장바구니 경제'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는 판단 때문.
게다가 8.15를 기점으로 모처럼 청와대가 각종 정책분야에 있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 등 여야 지도부가 연이어 '골프 구설수'에 오른 데다 일부 청와대 직원들마저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가 내부 조사를 벌이기까지 한 일도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고 다짐한 만큼 직원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당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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