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방부와 주한 미군은 사드(THAAD) 배치 결정을 발표했다. 사드 배치는 그저 무기 문제가 아니다. 지역민의 기본권 문제이며, 국민 경제와 동북아 관계에서 중대한 문제이다. 그러므로 법치주의의 문제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정보 공개 청구 절차를 통해 사드 배치의 법적 근거와 절차를 묻는 나에게 이렇게 답했다.
"주한 미군의 THAAD 배치는 한미 공동 실무단이 마련한 건의 안을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입니다." (2016년 6월 20일)
"한미 상호 방위 조약 제4조에 의거하여 한미 공동 실무단이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 가능성을 협의하고 있는 단계임." (2016년 5월 17일)
"우리나라에 배치를 상정하여 평가한 주민 건강 영향 평가 보고서는 없습니다." (2016년 4월 8일)
사드 배치는 필요하며 효과적인가? 대답은 여러 가지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절차는 법치주의에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드로 지키겠다는 법치와 민주주의를 먼저 죽이는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단 한 차례 사드 배치 결정 절차에서 어떻게 주민의 참여권을 보장할 것이며, 주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인지의 가장 기본적인 법치주의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국방부는 한국과 미국 사이에 장차 체결할 사드 배치 협정이 미국에 신규 토지를 공여하는 내용일 경우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을 것임을 말하지 않았다(헌법 60조 1항,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초래하는 조약").
2004년, 정부는 전방과 서울의 주한 미군에게 공여한 토지를 반환받고 평택에 새로운 주둔 토지를 제공할 때, 한미 연합 토지 관리 계획 협정(LPP)과 서울에서의 이전에 관한 협정(YRP)을 헌법에 따라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았다.
국방부에 제안한다. 오늘 국방부 발표를 보면, 한국과 미국은 곧 한미 공동 사드 배치 실무단의 부여 임무 (Terms of Reference) 이행 보고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한다. 국방부는 사드 배치가 한미 방위 조약 제4조의 문제라고 답변했는데, 공동 실무단의 임무는 신규 토지 공여 여부 및 한국이 공여할 배치 지역 제안과 이에 대한 미국의 평가 그리고 선정 임무였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 정부가 조만간 이 임무 수행 보고서에 서명한다는 것은 신규 토지 제공 여부 및 신규 토지에 대한 평가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국방부에 제안한다. 만일 신규 토지를 공여하는 것이라면 해당 지역의 주민에게 먼저 알려 주어야 한다. 그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에 임무 수행 보고서에 서명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자신의 집과 일터와 생활공간이 일방적으로 수용당하는 주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주민이 바른 정보를 제공받고 결정 절차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유엔이 정한 기본적 인권이며 한국의 법에서도 보장한다.
국방부는 사드가 안보에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럴수록 주민에게 알리지도 않고, 주민의 참여를 보장하지도 않고 배치 지역 결정 임무 수행 보고서에 서명을 해서는 안 된다.
거듭 국방부에 제안한다. 만일 신규 토지를 내 주는 것으로 실무단 임무 수행 결과가 나왔다면, 미국과 임무 수행 보고서 서명을 하기 전에, 배치 예정지 주민에게 알려 주어야 한다. 미국과 서명하기 전에 사드 배치가 해당 주민의 건강에 미칠 영향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드로 지키겠다는 법치와 민주주의부터 먼저 죽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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