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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은 까면서 이정현은 왜 안 까?"

'청와대 보도 개입' 침묵에 KBS 기자들, 잇단 사내 비판 성명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의 한국방송공사(KBS) 보도 개입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KBS 뉴스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다. 이에 대해 KBS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KBS 보도본부 27기 기자 18명이 "청와대 보도 개입 언제까지 침묵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부망에 올린데 이어, 7일에는 31기, 33기 기자들도 성명을 냈다.

특히 33기는 각 행의 첫 글자만 떼어 읽으면 전혀 다른 내용이 나타나는 '세로 드립' 형태로 KBS의 침묵을 풍자했다. '공영찬가'라는 제목의 시조 형태인 성명은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해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성명을 세로로 읽으면 '박주민은 까면서 이정현은 왜 안까, 북한 보도 그만 좀 해'가 된다.

ⓒ프레시안(서어리)

"청와대 외압은 입 다물고 내부 항의는 입막음인가"

33기 성명을 포함해 KBS 기자들이 내부망을 통해 올린 비판 성명서들은 현재 사측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같은 사측의 조치에 대해 7일 성명을 내고 "청와대 외압은 입다물고 내부 항의는 입막음이냐"고 일갈했다.

KBS본부는 31기 성명이 사내망에 게재된 지 불과 두 시간 만에 삭제됐다고 전하며, "청와대 외압을 보도하는 데는 한사코 망설이고 주저하는 사측이 기자들의 비판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움직인다"고 비판했다.

사측이 밝힌 삭제 근거는 사규상의 게시 금지사항인 '공사의 이익을 저해하거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내용'이다.

KBS본부는 "온 세상 사람들의 구설에 오른 이슈를 알고도 외면하는 행태와 이를 바로잡자는 비판 가운데 어느 것이 우리 KBS의 이익을 저해하는 것이며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것이냐"며 "더 이상 치졸한 입막음으로 KBS 뉴스의 청와대 외압 보도 침묵을 향한 국민적 분노와 책임 추궁을 덮으려 하지 마라"고 밝혔다.

다음은 7일 KBS 보도본부 33기가 사내망에 올린 비판 성명 전문.

<공영찬가>

박통각하 우국충정, 몰라주니 서운하네
주 7회도 모자라니 밤낮으로 틀어보세
민심처럼 시청률은 하늘 높이 치솟는데
은혜마저 몰라주니 이내 마음 섭섭하네

까치 울음 찾아온 듯 전화소리 반갑구나
면목 없단 부탁인데 어찌 그리 매몰찬가
서로 사맛디아니해도 녹음버튼 웬말인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정상화를 하자는데 뒷조사가 웬일인가
현명하다! 그의 판단, 고매하네 우리 기사
은갈매기 한쌍처럼 집중원투 정답구나

왜란으로 나라뺏긴 비상시국 아닐진데
안팎으로 시끄럽네 국론분열 머리아파
까닭없이 까지말고 월급날을 기다리세

북한소식 궁금한데, 너희들은 안물안궁?
한시라도 못 전하면 혓바닥에 바늘 돋아
보고말았네, 하필 오늘! (박통께서) 좋아하네
도탄빠진 조선민족 구할 길은 통일대박!

그리자! 소설보다 실감나는 처참한 북조선을!
만들자, 질릴 때까지 북핵위기 또 수공위기!
좀비처럼 죽지않고 대대손손 보도하세!
해치지마 욕하지마 아프지마 박통 박통 잠보.

(에헤라! 세상 사람들아, 가로로만 읽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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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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