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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현안 '원론'에 그쳐…'김빠진'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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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현안 '원론'에 그쳐…'김빠진' 정상회담

MB "아프간 파병 논의 안 했다…부시 "비군사적 지원 논의"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세 번째 정상회담은 각종 현안에 대해 원론적인 언급에 그치거나 심도있는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한 회담으로 평가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꼬여 있는 각종 난제를 풀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내심 기대했던 청와대로서는 실망스러운 대목이다.

MB "독도 문제는 한미가 아니라 한일 간 문제"

특히 금강산 피격 사건에 대해 양국 정상은 북한의 대화참여를 촉구하는 원론적인 수준의 합의에 그쳤고, 독도 문제는 공동성명에 담기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특별히 언급되지 않았다.
▲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6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청와대 내에 마련된 회견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정상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은 무고한 대한민국 국민이 희생된, 있을 수 없는 일이므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방방지책을 하루빨리 마련하기 위해 북한이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 역시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을 통해 "7월 11일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발생한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해 유감과 조의를 표명한다"며 "사건의 조속한 해결과 이러한 비극의 재발방지를 위해 북한이 남북 당국간 대화에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단 공식적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남북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양국 정상이 입장을 같이 한 셈이지만 구체적인 조치가 없는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이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독도 문제는 한미 간의 문제가 아니라 한일 간의 문제"라고 선을 그으면서 "부시 대통령이 (미국 지명위원회의 영유권 표기와 관련해) 바로잡아 주신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다"고만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런 문제는 한국 정부가 역사성이나 국제법상의 정당성을 설득시키고 자료도 보내고 하면 세계의 모든 관련된 것이 바로잡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일관되고 확고한 자세를 유지하면 바로잡을 수 있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 직전에도 이 대통령이 한반도 지도 앞에서 "디스 이즈 독도"라고 소개하자 부시 대통령은 "이즈 댓?"이라고 반문했을 뿐, '독도'라는 명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아프간 파병문제는 의제에서 빠져…부시 "비군사적 지원만 논의"

한편 미국 측이 의제화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는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는 등 결국 공식 의제로 채택되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가 논의됐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부시 대통령이 대답해야 하는데…"라면서 "그런 논의는 없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아프가니스탄 재건에 기여한 데 대해 감사를 드렸다"면서 "유일하게 논의한 것은 비군사적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으로 미뤄 볼 때 한국은 정치적 부담이 큰 아프간 재파병보다 재건지원팀(PRT) 파견자 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미국의 요청을 수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현재 아프간에는 30여명의 PRT 인원이 들어가 있다.

주한미군 지위변경 및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정상은 한미 연합방위력을 강화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및 주한미군 기지 이전과 재배치에 관한 관련 합의를 지속적으로 이행함으로써, 한미 동맹의 기본적인 임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간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수준의 언급이 담겼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주변의 안보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한미동맹은 이러한 변화에 적응시킬 필요가 있다"며 "부시 대통령과 나는 한미동맹의 영역을 군사안보는 물론 정치-경제-사회-문화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로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부시 "北 지도자는 더 검증해야…MB "부시 리더십 높이 평가"

그나마 눈에 띈 것은 양국 정상이 북한인권, 북핵문제 등을 거론하며 한 목소리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악의 축'의 일원에서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인권유린은 아직 존재하고, 계속되고 있다"면서 "북한의 지도자는 아직 검증을 더 해야 한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 자리에서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에서 해제되기 위해 북한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바라는 것은 악의 축이라는 명단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게 평화를 위한 저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자세를 보고 앞으로 검증을 철저히 받을지 의심을 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대를 갖고 (6자회담을) 이 시점까지 끌고 온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양국 의회 내의 논란이 계속되면서 연내 비준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은 한 목소리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미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 정상의 이같은 외침은 공허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는 한미 양국에 도움이 된다"면서 "한국경제가 한 단계 높아지는 데 기여할 수 있고, 경쟁력을 갖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문제는 한미의 동맹관계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며 "오늘 부시 대통령과 나는 (부시 대통령의) 임기 중인 연내에 (비준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한국의 의회를 설득해 비준을 받고, 부시 대통령도 미 의회를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부시 대통령도 "한미 FTA는 미국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중요하고 의회는 이를 비준해야 할 것"이라며 "제가 노력해서 (미국 의회를)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FTA는 굉장히 훌륭한 FTA"라고 평가하며 이 같이 말했다.

한편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부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오찬을 마친 뒤 용산 미군 기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는 것을 끝으로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태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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