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배짱인사'가 점입가경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물갈이 과정에서 물러난 인사들이 채 두 달도 안 된 시점에 특임공관장에 내정된 것.
외교통상부는 4일 '쇠고기 파동'의 여파로 물러났던 김중수 전 경제수석비서관이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로 발탁됐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지난 6월20일 단행된 청와대 참모 교체 당시 물러난 인사. 특히 김 전 수석은 오는 18일부터 열릴 예정인 국회 쇠고기 협상관련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7일 단행된 개각에서 환율문제 등 경제정책 실패로 물러난 최중경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한 아시아권 국가의 공관장으로 내정됐다. 최 전 차관은 강만수 장관을 대신한 '대리 경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이 대통령이 직접 "차관을 경질한 '다른 이유'가 있었다"며 "차관은 차관대로 문제가 있어서 교체를 한 것"이라고 밝혔던 인물이다.
이밖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 현직 대학총장 신분으로 '이명박 지지'를 선언했던 구양근 전 성신여대 총장도 아시아지역 주요 공관장에 발탁됐다.
외교부 측은 "특임공관장은 직업 외교관 외에 유능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선발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공관장으로 발탁된 사람들은 해당분야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새로 맡은 임무에서 국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변했다.
"국민 조롱하는 '배째라 인사'"
이와 관련해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책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 전 수석을 다시 발탁한 것, 또 대리경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가라앉기도 전에 최 전 차관을 발탁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배째라 식 인사, 조롱인사가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반면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개인적인 입장을 말하긴 어렵다"며 "당의 입장이 나올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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