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가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 처형 김옥희 씨의 부탁으로 김종원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을 한나라당에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서를 써준 사실이 드러났다. 김종원 이사장은 김 씨에게 비례대표 공천을 댓가로 30억 원을 건냈었다. 이런 사실은 '로비할 능력도 안 되면서 사기를 친 것에 불과하다'는 여권과 검찰의 주장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4일 <한겨레>는 "김옥희 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신청 한달 전쯤부터 10여 차례 이상 나를 찾아와 '김종원 이사장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해 추천서를 써줬다"는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의 발언을 보도했다.
안 회장은 ""김옥희 씨가 나와 사무총장을 10여 차례 이상 찾아와 '다른 사람은 하지말고 김종원 이사장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추천해달라'고 요구했다. 선거에 맞춰서 해달라고 해서 (비례대표 공천) 신청 열흘 전 쯤에 추천을 해줬다"고 말했다.
"김종원이 이 대통령 친구라면서 부탁하더라"
이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한달 전인 2월 초경으로 김옥희 씨가 김종원 이사장을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특별당비 10억 원을 처음 요구한 시점이다.
안 회장은 "김옥희 씨가 추천을 요구하면서 '김종원 씨가 대통령과 매우 친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나한테 추천서를 받아오라고 했다'고 말했다"면서 "지난 7월 검찰에서 '누구를 추천했느냐'는 질의서가 와 추천 과정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답변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추천서'를 쓴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단체도 그 동안 컸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도 일조했으니 몇 분은 되겠지 싶었는데 모두 탈락해 실망이 컸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옥희 씨가 적극적으로 공천에 개입한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구속영장에는 공직선거법위반혐의 대신 단순 사기혐의만 기재했다.
한편 안 회장은 김옥희 씨가 이명박 대통령이나 김윤옥 여사와 친분을 적극적으로 과시하고 다녔다고 전했다.
그는 "김 씨가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뒤 '이제 청와대 일은 나한테 맡기라'고 공언하고 다녔다"면서 "김옥희 씨는 자신이 실은 영부인의 사촌언니지만 '영부인이 어렸을 때 자신의 집에서 자라서 친언니보다도 더욱 가까운 사이'라고 여러 번 얘기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김종원 씨에 대한 추천서를 써달라고 할 때도 이명박 대통령 얘기를 했다"면서 "(김옥희 씨가) 김종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친구 사이이고, 대통령이 직접 추천을 해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안 회장은 공천 결과가 발표된 뒤 김옥희 씨가 '항의서'를 부탁했다면서 "그 때 딱 '이건 아니다' 싶어 끊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옥희 씨가 김종원 이사장의 공천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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