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BM-25) 미사일 2발을 발사, 이 중 1발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22일 오전 5시 58분경 원산 인근에서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은 150km 정도를 비행한 뒤 공중에서 폭발해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뒤이어 오전 8시 5분경 발사한 미사일은 약 400km를 비행했다. 정부는 이 미사일의 비행 거리 등으로 미뤄봤을 때 무수단 미사일의 성능이 개선됐고 기술도 진전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수단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3000~4000km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발사가 성공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나왔다. 하지만 이는 북한의 의도적인 행위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군 당국 역시 북한이 일부러 각도를 높여서 해당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이 일본 열도를 지나가지 않으면서도 미사일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45도보다 높게 각도를 설정해 사정거리를 조절했다는 설명이다.
각도를 높인 이유가 핵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과 핵탄두폭발 시험 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 발사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즉 시험의 중점 사항이 사정거리가 아니라 탄도미사일 기술 확인에 있었다는 것이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이 사실상 성공 평가를 받으면서 괌을 비롯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군에는 일정한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현재 30~50기의 무수단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북한은 이날 발사를 포함해 올해만 총 6차례 무수단 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라'고 밝힌 이후 지난 4월 15일 시험 발사가 있었지만 이는 실패로 끝났다.
이후 북한은 같은 달 28일에 두 발을 발사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지난달 31일 4번째 발사 시험 때는 미사일이 제대로 비행도 하지 못한 채, 차량에 탑재된 이동식 발사대에서 폭발했다.
한미일, 북한 미사일 발사 한목소리로 규탄
이처럼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시험이 실질적인 위협 수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일 정부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위반했다며 군사적 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정부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외교부 조준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이번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계속적인 핵·미사일 도발은 그간 수차례에 걸친 대화 제의가 얼마나 기만적이고 위선적인지를 국제사회에 스스로 보여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부는 이번 발사를 안보리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국이 유엔에서 이번 발사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감지하고 요격 명령 태세를 내린 일본 역시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참의원 선거 유세를 위해 구마모토(熊本)현 구마모토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에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번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에서 진행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22~23일 이틀 동안 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되는 제26차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 세미나에 6자회담 당사국들의 정부인사가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시기에 무수단 미사일을 시험 발사함으로써, 핵무기 능력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향후 협상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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