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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연설에 야당 "박근혜 정부 책임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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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연설에 야당 "박근혜 정부 책임은 없나"

더민주 "가습기살균제 정쟁화 의도 노골화"…국민의당 "대통령 눈치"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야당은 '진단은 그럴듯하나 별다른 해법이 없다'는 반응을 공통적으로 내놨다.

제1야당(122석)인 더불어민주당은 기동민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 즉 청년실업, 분배, 소득 불평등, 비정규직 문제, 재벌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의미있게 평가한다. 여권 내에서 금기어이던 분배, 재벌 문제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진전"이라면서도 "다만 그 원인이 무엇이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책임은 없는 것인지에 대해 솔직한 고백이 선행됐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더민주는 "진단을 뒷받침할 구체적 원인 규명이 없으니 해법이 이상하게 도출되는 것"이라며 "진단은 있으나 원인도, 해법도, 대안도 없는 실망스런 연설"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기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사회적 대타협의 핵심은 정치"인데도 "그 대타협을 막은 집단이 바로 박근혜 정부와 집권 여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도 그 모든 책임을 정규직 노조와 특정 집단에 전가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특히 노동계가 줄기차게 반대해 왔던 '노동 4법'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것 자체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 대변인은 또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정쟁화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며 "현 정부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2001년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부) 문제를 꺼내기 시작했다. 구의역 사고에 대한 이전 정부의 책임은 아예 거론하지 않으면서 가습기 살균제 대책에 전임 정부를 거론하는 것은 진상 규명과 피해 대책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정치권 전체에 대한 정쟁으로 유도해 '물타기'하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의석 수 38석인 국민의당의 반응도 대체적으로 비슷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진지한 자세가 돋보이고 '언즉시야(言則是也. 말인즉 맞음)이나, 정부의 자성과 책임 의식이 결여된 '2% 부족한' 연설"이라고 논평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일자리 생태계 조사나 사회적 대타협 등은 긍정 평가하지만, 정부 여당의 실정에 대한 인정과 사과가 선행되지 않은 채 우리 사회 위기를 '정규직 고임금 구조' 탓으로 돌린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내어 "기존 여당 입장보다 한 걸음 나아가 기업의 불법·편법적 경영권 승계 문제, 복지 구조 개혁, 사회 안전망 확충 등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연설이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나열하고 있을 뿐, 그 원인과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했다.

손 대변인 역시 "소득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 간 불평등의 근본적 해결책을 간과한 채, 노동자들 간의 소득 불균형 및 '노동 시장 이중성'만을 문제삼거나 정규직 상층 노동자들의 양보만을 강조하는 것은 정부와 새누리당의 '노동 4법'이 얼마나 안이하게 추진되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여당이 여전히 청와대와 대통령의 눈치만 보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의당 역시 마찬가지였다. 의석 6석으로 원내 4당인 정의당은 한창민 대변인 논평에서 "연설 시작은 매우 새누리당답지 않은 내용이었다"며 "일견 우리 사회에 고착화된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획기적 방안을 제시할 것인지 기대되기도 했다"고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칭찬했지만, 곧이어 "그러나 역시나였다"며 "그야말로 양두구육(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진단과 해법을 적당히 뒤섞어 버린 '비빔밥 연설'"이라고 혹평하며, 특히 "대한민국에 만연한 불평등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에서 야기된 것으로 치환시켜 버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를 예로 들며 '봉건제 신분 격차'를 운운하는 대목에서는 할 말을 잃고야 말았다"는 성토도 나왔다.

한 대변인은 "사회적 대타협은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가진 자가 그 기득권과 특권을 내려놓을 때 가능하다"며 "일방(노동자)의 고통을 교묘히 강요하는 것은 사회적 대타협이 아니라 '사회적 대협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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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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