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이 6개월 동안 롯데백화점과 명동 롯데호텔 앞에 240회 '유령 집회' 신고를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집회 신고만 했을 뿐, 한 차례도 집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의원이 19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어버이연합은 지난 2012년 12월 12일부터 2013년 5월 12일까지 6개월 동안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과 명동 롯데호텔 앞에 240회에 달하는 집회 신고를 냈다. 하지만 실제로 어버이연합이 집회를 개최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어버이연합이 6개월 동안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앞을 선점해 '유령 집회' 신고를 낼 동안, 경찰은 단 한 번도 이 집회를 금지하지 않았다. 반면에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려던 진보 단체의 집회는 교통을 방해한다며 불허 통보했다. 어버이연합이 사실상 다른 단체의 집회를 방해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4월 전국서비스산업노조는 롯데백화점 앞에서 롯데마트 규탄 시위를 벌이고자 집회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교통 소통 제한'이라는 이유를 들어 금지했다.
박주민 의원은 또 "어버이연합이 다른 단체의 시위를 차단해 롯데 그룹을 비호한 것이 아니냐"면서 "어버이연합, 롯데, 경찰의 삼각 커넥션은 없는지, 이들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샅샅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버이연합은 2012년 말 '유령 집회'를 열기 전까지 같은 해 7월과 8월 초 네 차례에 걸쳐 중소기업들이 주관한 '중소기업 지분 강탈한 매국 친일 기업 롯데 그룹 규탄'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 그 이후 2012년 12월부터 2013년 5월까지 6개월간 신고한 '유령 집회'의 명목은 '경제 민주화 무시하는 롯데 기업 규탄 집회'였다.
이를 두고 박주민 의원은 "2012년은 대선이 있던 해이고, 당시 대선의 화두는 경제 민주화였다"면서 "여당의 경제 민주화 이슈 확장을 위한 지원 차원으로 어버이연합이 동원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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