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71)씨가 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춘천지방검찰청 속초지청)에 출두했다. 지난달 16일 대작 논란이 불거진 이후 18일 만이다.
조 씨는 이날 오전 8시 속초지청 앞에서 "나는 가수이지 미술하는 사람은 아닌데,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첫 사과는 너무 늦었고,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 씨는 화투 시리즈로 뉴욕에서 전시회를 여는 등 세간의 화제가 되었을 때 "사실 나는 미술을 하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면서 자신의 본업을 화가로 강조하기도 했다.
조 씨는 대작 논란이 처음 불거졌을 때도 "미술계의 관행", "나의 작품은 팝아트"라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평소에 조 씨는 "제가 하는 미술이 뭐냐구요? 그건 완전 팝아트에요. 앤디 워홀이 하는 것처럼요"라고 말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검찰 조사에 따르면, 대작 그림 30점 가량을 팔아 1억 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송모(61) 씨에게 한 점당 10만 원 가량을 주고 화투 그림 등을 그리게 한 뒤 자신의 이름으로 고가에 판매한 의혹으로 사기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림 구매자들은 대부분 대작 그림인 줄 모르고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에서도 조 씨의 그림은 대작이 허용된 팝아트 같은 유형의 작품으로 보기 어렵고, 한 장당 10만 원 정도의 임금을 줘 하청으로 그린 그림에 덧칠만 해서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한 것이라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조 씨가 사기죄로 기소돼 형사처벌까지 받게 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조 씨는 '만능예능인'으로서 대중에게서 얻은 인기와 명예가 완전히 무너질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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