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육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된 원인은 부모가 자식을 통해 대리보상을 받으려는 성향이 강한 '한풀이 교육 구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대학총장협회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1일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하는 '한국 사회의 위기 진단과 대응전략' 세미나에 교육 부문 주제발표자로 나서는 이현청 전 호남대 총장은 사전에 배포된 자료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총장은 "우리나라의 학교는 '입시인간'이라는 인간 상품의 생산 장소"라며 "대학 입학까지의 삶은 한 가지 목적과 한 형태의 '강압적 정형화' 유형을 탈피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한이 지배하는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부모들은 자신의 교육적 소원을 자식들을 통해 성취하려는 문화가 '한풀이 교육구조'를 고착화했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장은 이러한 구조가 '입시지옥'으로 표현되는 현상을 만들어내는 사회단면을 '교육에 취한 사회'라고 정의하고 '시험에 취한 학생'과 '과외나 사교육에 취한 부모'를 구성원으로 소개했다.
이 전 총장은 "'한풀이 교육구조'는 교육산업을 번창하게 해 시험대비를 돕는 기업이 등장하는 등 '시험적 사고'를 양산한다"며 그 특징으로 학교장의 입시위주 경영에 의한 비인격화 향상 확대 등을 꼽았다.
교육을 단계별로 분류했을 때는 역시 중·고등학교 교육이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 전 총장은 "이 시기의 교육은 전적으로 대학입시 준비를 위한 입시준비 교육에 치중돼 있다"며 대학진학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학생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학교나 교사도 이들을 포기하는 좌절문화의 극단적 현상마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 전 총장은 이러한 왜곡된 교육관을 바꿀 첫 번째 대안으로 부모의 양육 태도 변화를 언급했다.
이 전 총장은 "한국 부모의 교육관은 공익적이라기보다 개인의 발전을 추구하는 경향이 짙고 지식교육을 숭상하는 편"이라며 학교와 가정을 연계하는 교육연계 체제 확립 등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제도교육을 지나치게 신뢰하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이 전 총장은 "학교 교육만이 유일한 교육이라는 신념은 개방화와 국제화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통신기술 발달로 '캠퍼스 없는 학교' 등이 가능한 만큼 비제도적 형태의 교육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강조한 이 전 총장은 "많은 정책이 교육 현장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자구책을 세우는 데 차질을 초래했다"며 "정치권이 교육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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