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현병호 <민들레> 발행인이, 통역은 이정희 (사)한국루돌프슈타이너인지학연구센터 대표가 진행했다.
"아이의 본성에서 시작하는 교육"
현병호 : 발도르프 학교가 처음 문을 연 게 1919년이니, 발도르프 교육의 역사도 벌써 100년 가까이 되는 셈입니다. 그동안 전 세계에 걸쳐 수백 개의 발도르프 학교가 생겨나고 유치원도 1000개가 넘는 걸로 압니다. 이렇게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데는 인간의 공통된 면에 호소하는 바가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어떤 면이 그렇다고 보시는지요?
페터 랑 : 지적인 부분만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발도르프 교육의 특징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은 각 나라의 교육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속에 아이의 본성에서 시작하는 발도르프 교육의 가치가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최근엔 중국에서도 발도르프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부모나 교육학자가 아니라 재계로부터 시작된 것이 특이한 점입니다. 중국식 교육을 받은 사람 중에는 창의적인 인재를 찾기 어려웠던 거지요. 그래서 세계의 교육을 뒤지다 발도르프 교육에 주목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페터 랑 :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우는 발도르프 교육의 특성이 시대 상황과 맞물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의 근간은 아이들이 정신과 감성, 신체의 조화로운 토대 위에 성장하는 데 있기 때문에, 설령 오용되는 사례가 있을지라도 근본 자체가 한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간의 개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교육이어서 아이들이 저마다 안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며 나아가는 교육입니다. 따라서 국가에서 주도하는 표준화 교육과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지요.
현병호 : 경제성장을 어느 정도 이룬 나라의 중산층에서 발도르프 교육에 관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나 한국, 중국도 그렇고요.
페터 랑 :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인도나 터키, 아프리카, 남미 같은 곳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의미 있는 교육을 찾다가 발도르프 교육을 만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나라마다 상황에 맞게 발도르프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발도르프 교육센터 기공식 축사에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 사회가 아동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회의 얼굴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우리의 성공은 아동의 행복과 복지 가능성 속에 들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가장 상처받기 쉬운 계층이며 동시에 그 사회의 풍요로움을 약속하는 시민입니다."
몇 해 전에는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있는 가자지구에서 전쟁 트라우마로 힘들어 하는 아동과 청소년을 돕기 위해 여러 발도르프 교육자들이 나섰습니다. 예술교과 선생님들이 심리적 충격을 받은 아이들을 지도하기도 했고, 주변 환경을 보수하는 팀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보름 동안 머물면서 현지 교사들과 부모 상담을 했습니다. 이런 경우들은 경제성장과 무관합니다.
또한 발도르프 교육이 중산층의 교육이라는 것도 편견에 가깝습니다. 아이들 교육이 시급한 곳에서 요청이 오면 지원하거나, 먼저 찾아가 돕는 사례가 많습니다. 최근 몇 년간 난민 문제가 세계적인 이슈인데, 독일에서도 상당한 문제가 되고 있죠. 발도르프 학교에서는 난민 아이들을 함께 교육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독일 정부에서도 이를 장려하고 있고요. 그 아이들의 학비는 국가에서 일부 지원하고 모자란 부분은 다른 부모들이나 기업, 혹은 개인에게서 후원받아 충당하고 있습니다.
현병호 : 한국의 발도르프 교육은 문화 자본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문턱이 높은 편인데, 그렇지 않은 나라도 많은 것 같군요. 어떻게 그런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요?
페터 랑 : 각 나라마다 정치 구조나 교육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차이가 생긴다고 봅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국가가 발도르프 교육을 인정하고 재정 지원도 하는데, 한국이나 미국처럼 민간 차원에서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경우는 교육비가 비쌉니다. 전부 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니까요. 한국은 국가가 정해놓은 한 가지 교육만 인정한다는 것이 몹시 아쉽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자유를 향한 교육입니다. 따라서 사회적으로 책임을 갖고 행동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독재적인 정치가들은 자유와 연결된 교육을 멀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히틀러 독재 치하에서 발도르프 학교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만 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면, 독재에 가까운 나라일수록 공통된 교육과정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강요합니다.
현병호 : 최근 한국에서 있었던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그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민주주의의 성숙과 교육의 성숙은 닭과 달걀의 관계인 듯합니다.
페터 랑 : 발도르프 학교의 시작을 돌아보면 특정 계층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1919년 에밀 몰트(Emil Molt)라는 기업인이 노동자 자녀들의 교육을 고민하며 새로운 시도를 했던 것이 발도르프 학교의 출발이었습니다. 힘든 아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려는 것이 발도르프 교육의 기본정신입니다.
현병호 : 아프리카나 남미에서는 어떻게 자생적으로 발도르프 교육 운동이 일어났습니까?
페터 랑 : 세계적인 규모의 발도르프 교육 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관심 있는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국제발도르프교육연맹에서 그 나라 사람들을 돕습니다. 최근엔 러시아에서도 발도르프 교육이 활발한 편입니다.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지방자치제도가 잘되고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마다 발도르프 교육에 재정 지원을 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최근 놀라운 일이 있었는데,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 궁전 바로 옆에 있는 발도르프 유치원을 방문해서 몇 시간 돌아보고는 신문 인터뷰에서 '유아교육 중 가장 훌륭한 것 같다'고 했더군요. 발도르프 교육 철학을 깊이 들여다본 건 아니고, 즐겁게 활동하는 아이들을 보고 우연히 관심이 생겼던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봤다면 발도르프 교육이 자유를 향한 교육이라는 것, 주체성을 지닌 인간을 길러내는 교육이라는 것까지도 알았을 겁니다. 푸틴이 조만간 딜레마에 빠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발도르프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들이 러시아에도 상당히 많습니다.
현병호 :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는 오히려 발도르프 교육이 침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국 에머슨 칼리지(Emerson College)의 발도르프 교사 양성 과정도 없어진 걸로 알고 있는데요. 발도르프 교육이 아시아에서는 확산되는 반면, 유럽에서는 다소 침체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페터 랑 : 북유럽 지역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나 포르투갈처럼 가톨릭이 힘을 발휘하는 곳에서는 상대적으로 침체된 면도 있지만, 유럽 지역이 전체적으로 침체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공교육은 그 사회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포용하는 것"
현병호 : 발도르프 교육을 제창한 슈타이너는 남다른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었지만, 그 역시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인종주의 문제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독일의 전직 발도르프 교사 한 분은 <민들레>를 통해 발도르프 교육에서 드러난 인종주의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토마스 쿠엘의 <독일에서 던지는 새로운 물음, 슈타이너 교육과 인종주의>에 의하면, 독일의 공영방송에서 ‘아리안족이 진보적인 문명을 세우기 위해 가라앉고 있던 아틀란티스 대륙을 떠났다'며 확인되지 않은 신화를 사실인 양 소개한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 수업을 비판한 바 있다.) 1998년에는 네덜란드 인지학회에서 자체 조사위원회를 꾸려 슈타이너 저서와 학교 교재를 꼼꼼히 조사해 인종주의 요소가 있는 표현들을 밝혀내기도 했고, 2000년에는 독일 공영방송 ARD에서도 발도르프 학교의 역사수업 중 '아리안 민족'에 대해 다룬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걸로 압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페터 랑 : 상당히 민감한 주제입니다.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는 것 같군요.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네덜란드가 아니라 프랑스였습니다. ARD가 아니라 독일 ZDF 방송이었고, 아리안 민족 관련 보도도 앞뒤 맥락을 무시하고 인류 의식의 진화를 위해 아리안 민족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소개된 것입니다. 나중에 독일 시민사회에서는 오해한 것을 사과하기도 했었습니다. 슈타이너 저서를 부분만 떼어놓고 읽으면 그런 오해를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발도르프 교육이 인종주의 색채를 띠고 있다고 보는 건 지나친 생각이라고 봅니다. 현재 난민들을 대하는 자세만 봐도 그렇지 않다는 걸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현병호 : 독일은 다른 서구 국가들에 비해 국가주의 교육이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홈스쿨링을 인정하지 않는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지요. 그런 사회에서 발도르프 교육은 폭넓게 인정되고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페터 랑 : 국가마다 교육제도가 다릅니다. 미국은 특성상 홈스쿨링이나 발도르프 교육을 하는 곳이 많지만, 독일은 다양성이 완전히 보장되어 있지 않아서 홈스쿨링을 국가 차원에서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독일 부모들은 아이를 위한 교육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유치원까지도 말입니다. 발도르프 학교 외에도 자유 학교들이 많습니다. 독일에서는 자유학교법이 있어서 발도르프학교도 대안학교라기보다는 자유학교 영역 안에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그런 자유학교 출신 학생들이 환영받습니다. 창의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현병호 : 국가의 지원을 받는 다양한 교육 현장을 모두 공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면 독일이나 덴마크 같은 경우 발도르프교육도 공교육의 범주 안에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페터 랑 : 전 지금은 발도르프 교육학자이지만, 어렸을 때는 공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고 대학에서는 사회복지, 심리학, 일반교육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 교육을 고민하며 다양한 현장을 둘러보다가 발도르프 교육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아이 때문에 직업까지 바꾸고, 새로운 공부를 하게 된 셈입니다. 일반교육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발도르프 교육과 일반 교육의 접점, 공통점과 차이점을 좀더 잘 볼 수 있었고, 발도르프 교육을 좀더 외부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공교육과 국가교육은 다른 것입니다. 제대로 된 공교육이라면 '획일적인 교육'이 아니라 '그 사회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를 포용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교육적 개인을 돕는 것이다"
현병호 : 발도르프 교육은 다른 교육에 비해 교사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데, 부모와 교사의 관계를 풀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교사들이 "어머님, 발도르프 교육은 말이죠"라고 하면, 학부모들은 앞이 콱 막히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페터 랑 : 독일에서도 부모와의 협력 작업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두고 부모와 교사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설명회를 열고 토론을 하면서 서로 협력해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발도르프교육에서는 지속적인 부모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아이를 위한 교육과 부모를 위한 교육이 함께 가야 상생할 수 있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을 잘 하려면 부모들이 스스로 공부하게 해야 합니다. 함께 읽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좋은 번역 자료나 교육 자료를 많이 비치해두고, 함께 공부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야 학교를 믿고 지원할 수 있습니다.
현병호 : 10년 이상 매년 한국에 와서 교사 교육을 하며 많은 교사를 만났을 텐데, 한국 발도르프 교육의 특수성 같은 것이 있습니까?
페터 랑 : 한국의 많은 교육자들이 발도르프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매우 열심히 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저는 발도르프 국제 네트워크 안에서 한국의 사례를 비중 있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그런 노력에도 한국의 교육이 점점 더 획일화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제시하는 인증 제도와 표준화된 교육 과정이 현장의 다양성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세계를 향한 미래 세대의 힘은 창의성과 사회성에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아이들은 더욱이 상상력과 인간다운 품성을 필요로 합니다. 교육을 획일화시키지 말고, 국가 차원에서 교육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정책이 나오길 바랍니다.
현병호 : 발도르프 교육이 사회문제에는 둔감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이른바 사회변혁을 주도했던 386세대가 발도르프 교육에 뛰어들면서 학생들과 함께 여러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는 편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페터 랑 : 20세기 초 발도르프 교육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근본적인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사회문제의 접근과 근본적 해결을 위해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사회개혁가입니다. 발도르프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사회문제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큰 틀 속에서 사회적인 문제제기를 함께 안고 갈 때 더욱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병호 : 문화와 언어의 차이도 있고, 철학적 바탕이 다르기 때문에 발도르프 교육 본연의 특수성과 한국의 전통문화 사이에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발도르프 교육을 표방하는 공립학교가 생겨나기도 했지만, 그런 변화는 아주 미약합니다. 문화적 토양이 다른 경우 공교육과 발도르프 교육의 접점 찾기는 더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페터 랑 : 독일에서도 발도르프 교육이 공교육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발도르프 교육은 아이들 발달에 보편적인 법칙이 있음을 알고 각자의 속도가 다른 것을 존중하며 나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하고, 곳곳에 퍼져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독일 아이든, 아프가니스탄 아이든, 성장할 때 느끼는 욕구는 비슷합니다. 발달의 보편적인 법칙도 같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지만, 각 나라에 맞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독일의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해서 독일의 발도르프 교육을 강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나라 아이들의 욕구, 그 아이들의 존재에 대한 존중, 그것을 바라볼 수 있게 교육적인 개안(開眼)을 돕는 것이지 독일의 발도르프 교육을 전파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나라마다 다른 부분들이 있지만, 그 속에서 각자 상황에 맞게 시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병호 : 강의 일정이 상당히 빡빡하게 잡혀 있는 것 같습니다. 바쁘신 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매해 한국을 방문하신다니, 다음 기회에 다시 뵙고 더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격월간 교육전문지 <민들레>와 함께 대안적인 삶과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민들레>는 1999년 창간 이래, '스스로 서서 서로를 살리는 교육'을 구현하고자 출판 및 교육 연구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은 곧 학교 교육'이라는 통념을 깨고, 어른과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다양한 배움'의 길을 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바로가기 :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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