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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선 레이스, 체력·나이 문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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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선 레이스, 체력·나이 문제 안 된다"

스스로 '대망론' 불지펴…"통합 위해 모든 것 버리겠단 지도자 나와야"

제주포럼 참석차 방한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반기문 대망론'에 스스로 불을 더 지폈다.

25일 <연합뉴스>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지금은 유엔 여권을 가지고 있지만 내년 1월 1일이면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한국 사람이 된다"며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결심하겠다.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총장을 그만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며 "가족 간에도 이야기가 달라서 지금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그는 미국 워싱턴DC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그럴 여력도 없다"며 "은퇴 후 아내와 근사한 식당에 가서 맛있는 요리를 먹거나, 손자 손녀를 돌보며 살고 싶다"고 말했었다.

반 총장의 말은, 자신에 대한 '대망론'이 부담스럽다는 듯 "(사무총장 퇴임 후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면서 나온 것이다. 그는 "혹시 제가 초심을 버리고 다른 데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냐, 저의 관심이 국내에 더 가 있는 것이 아니냐 이런 (국제적 비판이 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기를 마치고 한국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겠다'는 그의 언급은 '대망론'을 잠재우는 데 적절한 발언은 아니라는 게 대부분의 관측이다. 그의 의도가 '진화'에 있었다면 실패한 셈이고, 오히려 기름을 뿌린 격이 됐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는 간접적으로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꽤 나왔다.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국민들의)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는 등의 말이었다.

반 총장은 "제가 대통령을 한다는 말을 안 했는데 그런 얘기가 자생적으로 나왔다"며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대망론'을 기꺼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제가 '대통령을 한다' 이런 것은 예전에 생각해 본 일도 없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중학교 때부터 (대통령을) 꿈꿨다는 데, 제가 그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며 "그런데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 나서 그런 얘기가 많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고령(72세)인 그의 건강이 대선 레이스를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체력, 나이 등은 별 문제가 안 된다"고 언급했다.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국가가 너무 분열돼 있다. 정치 지도자가 통합을 위해 나서야 한다"며 "국내에서 벌어지는 정쟁, 계파·지역 분열을 누군가가 없애야 한다"고 언급한 것도 시선을 끈다. 그는 "모든 것을 포용하고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며 "누군가 대통합 선언을 하고 솔선수범하며 국가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도 했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그는 자신이 연수생 시절 미국 망명 중이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향을 파악해 전두환 군사정부에 보고했던 것에 대해서는 "김대중 대통령과 관련한 언론의 비판을 보며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다. 솔직히 말도 안 되는 비판"이라고 부인했으나 '보고' 자체는 있었던 일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 반기문, 전두환 정권에 'DJ 관련 美 동향' 보고)

그는 "당시 뉴욕 총영사관에 적을 둔 연수생으로 있었는데, 정부 귀빈들이 많이 오니까 제가 거의 명예 총영사 역할을 했다"며 "대학 신문에 난 것을 복사해서 보냈고, 학생도 아니고 펠로우(연수생)로 있었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어서 보고한 것뿐이다. 개인 의견이 들어가지 않았고, 정당이나 정치인을 위해서 한 것도 아니며, 정부와 국가를 위해 있는 것을 관찰해 보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박 후보 내정설'등의 말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자주 만난다고 하는데, 이명박 대통령도 그렇고 어느 대통령이건 다 했다. (박 대통령을) 7번 만났다고 하는데, 다 공개된 장소이고 회의가 있어서 간 것"이라며 "그런 것을 너무 확대 해석해서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도 기가 막히다"고 해명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무총장으로서 북측과 계속 대화해 왔다"며 "(현재도) 계속 고위 대화 채널을 열고 있다"고 반 총장은 밝혔다. 그는 "남북 간 대화 채널을 유지해 온 것은 제가 유일한 게 아닌가 생각하고, 기회가 되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반 총장의 간담회는 중견 언론인 모임 관훈클럽이 주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이는 적어도 그 퇴임 직후에는 회원국의 정부 직위를 맡아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1946년 제1차 유엔 총회 결의안에 대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이 결의안은 지난해 11월 미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가 기사에서 다뤘으며, 한국에서는 이달 23일 <프레시안>이 최초로 보도했다. (☞관련 기사 : 반기문, 대선 출마하면 UN총회 결의안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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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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