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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의 최대 난관은 '대통령과 형님'

한나라, '2005 야당 혁신위' vs '2009 여당 쇄신위'

원희룡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쇄신특위'가 13일 출범했다. 야당 시절이던 2005년, 홍준표 의원이 주도한 '혁신안'을 바탕으로 마련된 한나라당 운영 체제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당시 혁신안을 둘러싼 풍경은 현재와 비슷하지만 야당에서 여당으로 신세가 바뀐 만큼 상황도 다르다.

2005년 혁신위는 이른바 한나라당의 부패, 수구, 무능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목적이 강했다. 대선패배와 '차떼기' 수사에 탄핵 후폭풍이 겹쳐 생존 여부가 불투명했던 한나라당으로선 혁신이 절체절명의 과제였다.

이 과정에서 혁신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월권 논란'까지 불러일으키며 지도부와 마찰을 빚었지만 대체로 뜻을 관철시켰다. 2009년 현재 박희태 대표와 당 주류는 '전권' 부여에 회의적이고 원희룡 위원장은 및 개혁파는 "지도부 거취 문제를 포함한 전권을 달라"고 맞서고 있다. 2005년 홍준표 위원장은 "전권을 주지 않으면 혁신위를 해체하겠다"고 반발해 맞선 적이 있다.

▲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 ⓒ연합뉴스

2005년의 조기전대론, 그리고 2009년의 조기전대론

2005년 당시 소장, 개혁파도 '조기전대'를 요구했었다. 하지만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근혜 전 대표의 퇴진이 각급 선거에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는 성사되지 못했다.

반면 지금 논의되는 '조기전대론'은 거꾸로 박 전 대표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게 목적이다. 계파 갈등 봉합의 의미가 가장 크지만 '선거의 여왕' 박근혜 대표를 당무에 적극 참여시켜 내년 지방선거 등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게다가 심재철, 강승규 등 친이계 의원들은 "이재오, 이상득도 다 전대에 나와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든 모습이다. 이런 까닭에 소장개혁파 역시 조기전대론을 전면 부정하진 않지만 쇄신의 본질이 흐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본21 소속의 한 의원은 "조기전당대회가 열리면 쇄신의 목적이 희석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5년 혁신위원장 홍준표 의원도 "본질적인 핵심은 혁신위안의 내용이고, 전당대회 시기는 지엽말단적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2005년 조기전대 요구는 박근혜 당시 대표가 혁신안의 지도체제 개편 방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사그러들었다. 지금도 관건은 박 전 대표다. 박 전 대표가 빠지면 김이 빠질 수밖에 없다.

물론 '박희태 체제가 한계를 드러냈고 더 이상 지속될 동력도 없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어차피 박 대표가 임기를 다 채울 수는 없다는 관측은 계파를 막론하고 공통적이다.

'쇄신'의 최대 난관은 '대통령과 형님'

야당 시절의 혁신과 여당의 쇄신은 차원이 다르다. 소장, 개혁파는 '국정 전반의 쇄신'을 주장하고 있다. 당헌 당규, 정책, 이미지 등에 한정해서 손을 봤던 혁신위에 비췄봤을 때 규모와 범위 면에서 훨씬 크다..

야당 시절 혁신을 주장한 비주류 소장 개혁파는 계속되는 당 지지율 하락세를 문제삼고, 과거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박근혜 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등 지도부 교체를 포함한 전면 혁신을 주장했다. 지금은 '야당 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문제다.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소장 개혁파 그룹인 '민본21'은 12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국정쇄신, 인적 청산, 당·청관계 쇄신의 기조를 제시했다. '조기전대론' 이전에 이같은 '쇄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민본21은 앞으로 구성될 쇄신특위에 의원 연찬회 조기 소집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국정쇄신과 소통은 부유층 위주의 정책과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만사형통'으로 상징되는 비공식 라인의 폐해도 빠질 수 없는 '쇄신'대상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서 청와대를 겨냥한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는 부담없이 나오지만 이상득 의원의 이름은 거명조차 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이다.

홍준표와 원희룡은 닮은 꼴?

2005년에는 당권 경쟁에서 자유로웠던 '비주류' 출신 3선의 홍준표 의원이 혁신위원장에 임명됐고, 현재는 '원조 소장파'로서 역시 비주류인 3선의 원희룡 의원이 맡았다.

주류의 반발을 뿌리치고 박근혜 대표가 받아들인 '홍준표 혁신안'은 현 당헌 당규의 기반이다. 현재 7명의 최고위원으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도 '홍준표 혁신안'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대선 경선룰을 만드는 과정에서 홍 의원은 편파적이라는 받기도 했다.

원 위원장도 같은 입장에 처할 수 있다. 그는 당장 '조기전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친박계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이상득 의원과 상당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원희룡도 '기득권'"이라는 의구심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홍 의원은 2005년 혁신안을 마련해 강한 인상을 남겨 중진으로 성장하는 교두보를 마련했지만 '인심'을 잃기도 했다. 2006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도 인지도나 지위에 비해 '세'가 약하다.

원 위원장의 경우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겨낭하고 있다. 본인으로서는 이번 쇄신위원장직이 놓치기 힘든 기회다.

2005 년 혁신위는 초선과 재선 의원이 중심이 됐고 당시 주류와 비주류 계파 안배를 통해 구성됐다. 2009년 쇄신위 역시 초선, 재선 의원 중심에 주류인 친이와, 비주류인 친박계 안배로 구성됐다. 혁신위 출신 쇄신위원은 나경원 의원과 김선동 의원 둘 뿐이다.

2009년 쇄신특위 명단

원희룡 위원장

장윤석 (재선, 중립) 나경원(재선, 중립) 김성태(초선, 중립) 신성범(초선 중립)

진영(재선, 친박) 김선동(초선 친박) 이정현(초선 친박) 이진복(초선 친박) 박보환(초선 친박)

정태근(초선 친이) 임해규(재선, 친이) 고경화, 송태영, 안재홍(친이계 원외 당협위원장)

2005년 혁신위 명단

홍준표 위원장

전재희 이재웅 임태희 홍문표 이방호 이명규 김명주 정문헌 권영세 나경원 이병석 윤건영 박형준 권영진 진선수 김선동 임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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