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에 대한 청와대, 법무부, 검찰, 경찰의 전방위적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도 맹공을 이어갔다. 특히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근무 경력이 있는 홍준표 대표, 권영세 사무총장, 강재섭 대표 등 '안기부 파견 검사'출신 3인방이 이를 주도했다.
"배후는 구 정권 우호세력, 민주노총, 반미인사"
홍준표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진보정권 10년 만에 보수정권 교체되어 정부에 대한 이 정도의 저항은 충분히 예상했지만 저항의 한도를 넘어서 폭력시위로까지 번지는 것은 옳지 않다"며 현 상황을 구 정권 우호세력의 저항으로 규정했다.
그는 회의 직전 <SBS라디오 백지연의 전망대>에 출연해서는 "지금은 촛불민심이 아니라 깃발민심으로 바뀌었다. 현장에 가보면 민주노총, 파업하고 오신 분들이 많다"면서 "반미시위를 했던 분들이 그 중심에 서있다. 오종렬, 한상렬 씨 등이 그 중심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최근 촛불 시위의 배후는 구 정권 우호세력=민주노총=오종렬, 한상렬 등 '반미인사'인 셈이다.
그는 MBC PD수첩에 대해서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면 엄히 처벌 받아야 한다. 사법처리 대상이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서는 "경찰 대응 중에 다소 과잉대응이라는 그런 느낌 주는 부분은 일선 전경들이 두 달 이상 잠 못자고 시위를 막다보니까 우발적으로 격분해서 하는 경우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신 "방송을 보면 (경찰이) 일방적으로 시민들, 집회자들 패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도 전경이 다치거나 전경이 입원하거나 그런 데 대해서는 전혀 하나도 보도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방송에 화살을 돌렸다.
권영세 사무총장의 발언은 홍 원내대표의 그것보다 한층 더 강경했다. 그는 특히 '유모차 부대'에 대해 "아무런 의사능력이 없는 애기를 방패삼아 물대포 맞겠다는 일부 시위참가자도 있었다고 한다"면서 "정당화 될 수 없고 이런 사람이 진짜 부모 맞는지 의문이다"고 맹비난 했다.
그는 또한 "불법집회에서 경찰과 야당의원 사이에서 누가 먼저 때렸냐는 진실게임이 한심스럽다"면서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국회라는 갈등 해소의 장 무시한 채 불법 폭력세력 뒤를 쫓아다니다가 환영 받지 못한 채 이런 시비 벌이는 것은 자기의 가치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이다"고 야당 의원들에게도 공세를 펼쳤다.
홍준표 원내대표와 권영세 사무총장은 모두 안기부 파견 검사 출신이다.
강재섭 대표도 "불법 짝퉁 촛불시위는 절대 안 된다"며 "지난 주말 과격시위 부상자 발생했다. 폭력시위는 국민적 지지 받기 어렵다"면서 "불법 과격시위같은 집회는 공동체 이익을 깎아먹는 해충과도 같다"고 비난했다. 강 대표 역시 80년대 중반 박철언 전 안기부장 특보를 따라 안기부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다.
"민주당, 오늘 오후까지 지켜보겠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처럼 촛불집회와 야당을 맹비난하면서도 계속해서 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7월 4일을 개원 마지노선으로 정해놓은 홍 원내대표는 "어제 원혜영 대표와 만나서 한 시간 반 동안 진솔하게 내심 털어놓고 이야기했다"면서 "여태 우리가 95%이상 양보를 했는데 어제는 나머지 5%도 추가로 양보할 의사가 있다는 얘기까지 했다 그래서 공은 민주당에 넘어갔기 때문에 민주당의 결정을 오늘 오후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으로 예정되어있던 의원총회를 1일 오후 2시로 연기했다. 민주당의 등원약속이 없으면 이 의총자리에서는 한나라당의 단독개원 방안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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