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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의원 강제연행 사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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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의원 강제연행 사태 '일파만파'

의원신분 밝혀도 막무가내…'성추행' 의혹도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25일 오후 경복궁 역 앞에서 미국산쇠고기수입을 항의하는 시민들을 강제 연행하는 경찰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함께 연행당했다. 현역 여성 의원이 의원신분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남성 경찰에 강제연행 당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 현역 의원이 현장에서 연행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경찰은 이 의원의 항의를 묵살하며 경찰차에 태워 은평경찰서로 호송했다. 이 의원 측은 연행 과정에서 경찰의 성추행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민노당은 "이성을 잃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결사항전을 선언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통합민주당도 이 의원 연행 사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 남성 정복경찰이 양손으로 이정희 의원의 팔목과 팔뚝을 당기고 있다ⓒ민주노동당 진보정치

경복궁 앞에서 벌어진 아수라장

이날 오후 민노당 지도부와 의원단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시 강행에 대한 항의의사를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이 나와 대화를 나누는 등 분위기가 험악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후 3시 경부터 경복궁 앞에서 경찰들이 초등학생까지 포함된 일반 시민들을 무차별 연행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변호사인 이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을 밝힌 후 시민들을 연행하는 경찰들을 제지하며 소속이 어디인지, 연행지와 연행사유를 따져 물었지만 경찰은 이 의원까지도 연행하고 나선 것. 이 의원과 함께 연행된 권오혁 보좌관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의원 신분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막무가내로 연행을 시도했다"고 항변했다.

현장 주변에 여성경찰도 적지 않았지만 전경과 직업경찰이 포함된 남성 경찰 십여 명이 이 의원의 팔 다리를 강하게 당기면서 연행을 시도했다. 이 의원은 경찰차 철망을 잡고 버텼지만 경찰들은 이 의원의 겨드랑이 아래 가슴부분까지 손을 넣어 당기는 등 강력한 물리력을 동원해 이 의원을 닭장차에 태웠다. 민노당 관계자는 "30분 가량 실랑이를 벌이는 도중에 전경이 이 의원 가슴에 손을 대는 등 성추행을 하는 장면도 있었다"며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벼렸다.
▲ 남성경찰이 경찰차 철망을 붙잡고 늘어선 이 의원의 가슴부위에 손을 넣어 당기고 있다ⓒ민주노동당 진보정치

이 의원이 호송차에 태워진 후 주변 시민들이 차량이동을 막았지만 4시 30분 무렵 호송차는 이동했다. 권오혁 보좌관 외에 시민 20여 명이 함께 은평경찰서로 긴급 호송됐다. 3보 1배를 진행 중이던 강기갑 의원 등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이미 상황이 종료된 뒤였다.

일부 경찰은 '이 의원이 자발적으로 경찰차에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의원 측과 현장 목격자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권 보좌관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크게 다친 곳은 없다"면서 "호송차 안에서도 이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려는데 경찰이 고압적으로 '현행범이니 자리에 꼼짝말고 앉아 있어라'고 말했을 뿐 유감 표명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은평경찰서에서 유감표시가 있었나'는 질문에 권 보좌관은 "차나 한잔 하시고 가라는 식의 이야기는 있었다"고 답했다. 현재 이 의원과 함께 연행된 시민들의 절반은 은평서에서, 나머지 절반은 서부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경찰서장과의 면담을 거부한 채 연행자 전원석방과 현장책임자에 대한 책임 추궁을 요구하며 경찰서장의 '선처'를 거부했다. 그러나 오후 6시경 은평경찰서에서 '석방 당한' 이 의원은 현장 책임자 규명 및 처벌을 요구하며 경찰서에서 농성 중이다.

"이성 잃은 이명박 정부, 대낮에 의원 테러 감행"

이 사태에 대해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성을 잃은 이명박 정부는 백주대낮에 국회의원에게 테러를 감행했다"면서 "관보게재 강행을 위해 막가파식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는 국회의원의 존엄성과 헌법기관으로서의 권능에도 침을 뱉았다. 국민과 입법부를 깔아뭉개겠다는 계엄령 선포와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선택한 5명의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은 연행되는 시민들을 끝까지 보호하며 경찰의 폭력에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감옥행을 결코 주저치 않을 것이다"면서 "다만 그러한 만행에 대한 죄과는 고스라니 이명박 대통령의 수명단축으로 이어질 것임을 확신하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슷한 시각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야당 의원들의 등원을 촉구하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우리도 야당 시절에 청와대 앞에 많이 가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홍 원내대표는 이 의원의 연행사실을 인지하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러나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이정희 의원이 경찰에 연행되고 초등학생도 연행했다고 한다"며 "정권이 고시 강행을 위해 국민과 전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국회의원도 초등학생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공안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기어이 관보 게재를 강행한다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것이 될 것"이라고 공격했다.
▲ 연행된 경찰차 안에서 강하게 항의하는 이정희 의원ⓒ민주노동당 진보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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