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면서 우리나라의 공기질(Air Quality) 수준이 전 세계 180개국 중 최하위권인 173위로 조사됐다.
공기질, 기후와 에너지, 산림자원 등 전반적인 환경성과지수 역시 갈수록 후퇴하면서 중하위권으로 평가됐다.
16일 미국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발표한 '환경성과지수(EPI·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 2016'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공기질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45.51점을 받았다.
이는 전체 조사대상 180개국 중 173위의 부끄러운 성적이다.
EPI는 환경, 기후변화, 보건, 농업, 어업, 해양분야 등 20여개 항목을 활용해 국가별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2년 마다 세계경제포럼(WEF)을 통해 공표된다.
우리나라는 공기질의 세부 조사항목 중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Average Exposure to PM 2.5)에서는 33.46점으로 174위에 위치했다. 중국이 2.26점으로 꼴찌를 차지했다.
'이산화질소에 노출되는 정도(Average Exposure tp NO2)'는 '0점'으로 벨기에 및 네덜란드와 함께 공동 꼴찌였다.
이는 연구진이 설정한 기준연도인 1997년 대비 공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 감축 노력을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실제 기준연도인 1997년 우리나라 공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는 7.92ppb였고 평가연도인 2011년에는 6.64ppb로 1.28ppb 감소하는데 그쳤다.
환경위험 노출도를 나타내는 '건강에 미치는 영향(Health Impacts)'은 103위(65.93점), '기후와 에너지(Climate & Energy)'는 83위(62.39점)로 집계됐다.
특히 기후와 에너지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전력사용 편의성(Access to Electricity)' 항목에서는 100점 만점을 받았으나 '㎾당 이산화탄소 배출'은 48.47점으로 170위로 나타났다. ㎾당 이산화탄소 배출은 1킬로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한다.
대기 중 탄소 비중을 특정하는 '탄소농도 변화추이' 부문에서도 68.61점으로 81위에 그쳐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20여개 평가지표 점수를 합산한 EPI 종합점수에서 우리나라는 70.61점을 받아 보츠와나(79위), 남아프리카공화국(81위)과 비슷한 수준인 80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2012년과 2014년 발표에서는 43위로 중상위권이었으나 2년 만에 순위가 대폭 하락하면서 환경성과가 후퇴한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가 속해 있는 80위권에 유럽국가는 단 한 나라도 없었고 대부분이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국가들이었다.
핀란드가 전세계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우수한 국가로 나타났고 아이슬란드와 스웨덴, 덴마크, 슬로베니아 등 북유럽 국가들이 최상위권을 독식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에스토니아, 몰타, 프랑스도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16위로 환경적 성과가 높게 평가됐고, 일본(39위)·대만(60위)·말레이시아(63위) 등도 우리나라 보다 순위가 높았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EPI 순위가 대폭 하락한 것이 탄소저감과 환경개선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석탄발전이 전력생산의 40% 이상(2015년 기준)을 담당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기질은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범국가적 노력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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