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추가협상 정부 발표, 탄식이 절로 나와"

"미국에 구걸하다시피 해 나온 결과가 결국 이거냐"

쇠고기 정국에서 차별화된 면모를 과시한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는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 대해 "정부의 발표를 보고 탄식이 절로 나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그토록 머리를 짜내 기교를 부리고, 미국에 구걸하다시피 해서 나온 결과가 결국 이것이냐"며 이같이 말했다.
  
  "왜 미국 측하고 이야기 다르나? 영문합의문 공개하라"
  
  이 총재는 특히 '품질체계평가(QSA)'에 대해 "우리 정부가 (쇠고기) 수입을 중단했을 때 과연 무역 마찰이 없을지, 매우 불안정하고 허점투성이의 조치"라며 "정신을 차리고 차분히 협정에 임했더라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던 문제인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시민의 목소리는 시민에게 맡기고 국회의원은 국회로 돌아가 하루 빨리 협정의 타당성과 보완점을 논의해야 한다. 특히 미래의 광우병 발생 시 확실한 검역주권 확보에 대해 언급이 없었던 점을 지적해야 한다"면서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선진당 정책위원회와 쇠고기재협상대책특별위원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검역주권 확보를 위한 정책활동백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주권국가로서의 '검역주권'은 방치한 채 쇠고기 월령만 불분명하게 따지고 와서는 자화자찬하는 정부 발표에 민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반송조치 기간에 대해 우리 정부는 '기한 없는 조치'라고 발표했으나 미국 정부는 '과도기적 조치'라고 밝히고 있다. 명확해야 할 외교 합의문 해석에 벌써부터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영문 합의문을 빨리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발표에 의하면 '국민이 신뢰할 때까지'라고 했는데 외교 협상에 이런 애매모호한 표현을 쓸 수는 없다. 국민이 신뢰한다는 기준을 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이며, 또 상대방을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겠는가?"고 꼬집었다.
  
  昌 "심대평 대표와 내가 갈등을 일으키길 희망하는 세력 있어"
  
  한편 이 총재는 '심대평 총리설'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심대평 대표가 나라를 걱정하고 현 시국을 풀어보겠다는 심정으로 하신 말씀들이 잘못 오해되거나 확산돼, 마치 당내에서 이견이 있고 갈등이 있는 것처럼 말이 퍼지는 것을 보면서 매우 걱정스러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당원들이 자칫 당내 불화가 있을까 걱정했지만 조금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심 대표는 충청권의 중심 인물이자 우리 당의 기반을 굳건히 이끌어온 분으로, 앞으로 힘을 합쳐서 우리가 갈등을 일으키기를 희망하는 세력들에게 전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확고히 보여주고자 한다"며 여권을 겨냥하기도 했다.
  
  한 때 공주에 머무르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던 심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 참석해 이 총재의 옆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