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예지 능력에 한계가 있고, 가습기 살균제도 그런 범주의 문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는 환경성 질환이 아니다."
옥시 사장이 한 말이 아니다. 환경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 책임을 묻는 국회의원들의 지적에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해 피해자들과 '잠재적 피해자'인 국민을 분노케 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은 13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장관의 해임을 촉구했다.
피해자들은 윤 장관과 환경부 관련 책임자들이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호도하며 피해자들을 괴롭혀왔다는 입장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2년 환경 단체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문제를 환경보건법을 적용해 환경성 질환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하자, "환경보건법은 환경 피해자를 지원하는 법률이 아니라 환경보건연구 과제를 발주하기 위한 근거법령"이라는 '황당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런가 하면, 지난 5년 동안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환경 문제가 아니다', '왜 우리보고 다른 부처가 한 일을 뒤치닥거리 하라는 것이냐', '과학 기술의 수준으로는 건강 피해를 알기 어려웠다'고 말해 피해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측은 "환경부는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도외시하고 거리를 두고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일관했다"며 "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왔는지 보여주는 사례를 일일히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또 이들은 윤 장관의 관련 발언들을 열거하며 "귀를 의심케 한다. 옥시의 대변인이었다면 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냐"며 "127명이 시민이 소비자가 죽고 274명이 다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인간의 예지 능력이 모자라서 그랬다는 식으로 대한민국 장관이란 자가 말할 수 있는가? 옥시의 친구요, 옥시의 대변인이 아니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윤성규 씨가 장관 자리를 스스로 물러나는 걸 바라지 않는다. 그의 사과도 바라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를 해임시킬 것으로 보지도 않는다. 대신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옥시의 친구인 윤성규 환경부 장관을 해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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