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진곤 신임 교육과학문화수석이 자신의 논문을 여러 차례에 걸쳐 학술지 등에 중복게재한 사실이 23일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정 수석은 지난 2000년 '21세기 사회와 열린교육의 필요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한국열린교육학회 발행 학술진흥재단(학진) 등재지 <열린교육연구>에 발표했다.
그러나 이 논문은 1998년 강원도교육연구원이 발행한 <교육연구정부>에 실렸던 자기 자신의 논문과 사실상 같은 논문이었다. 일부 문장과 단어만 바뀌었을 뿐 제목과 전체적인 논문의 구성은 완전히 일치했다.
하지만 정 수석은 2000년 논문에서 사전 발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자기 자신의 논문을 재인용, 혹인 중복게재하는 경우 "언제 어디에 먼저 발표한 것"이라고 출처를 표기하는 게 학계의 관례다.
지난 1997년 정 수석과 이화여대 조경원 교수가 공동명의로 <열린교육학회지>에 낸 '현행 열린교육의 교수·학습 방법의 문제점 및 개선방향 탐색'이라는 제목의 논문도 2000년의 논문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정 수석은 2000년의 논문의 상당부분을 2004년 한양대 교육논총에 또 다시 재인용하면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았다.
논란이 일자 정 수석은 "논문에 원저를 밝히지 않는 등 지금의 엄격한 기준으로 본다면 어쨌든 중복게재를 한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그는 또 "당시에는 지금처럼 엄격한 중복게재 금지규정이 없었기에 가볍게 생각했다"며 "이로 인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일단 정 수석에 대한 임명을 보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수석은 이날 오전에 열린 대통령실장 이하 수석들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임명보류 조치는 정 수석이 요청했다고 전했다. 정 수석은 "흔히 얘기하는 표절은 아니고 학자적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이 문제로 새로 출범하는 2기 청와대 대통령실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지면 임명권자에게 누가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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