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아름다운 초원과 초원 속 산행을 체험하고 싶다면, 몽골학교(교장 이평래. 한국외대 교수, 몽골학박사)가 준비하는 몽골 답사에 참가하십시오. 이번 답사는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 남쪽의 성산(聖山)인 복드 산의 최고봉 체체 궁과 테렐지 국립공원에 있는 호스 하드(Khos khad) 캠프장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8월 3일부터 8월 7일까지 5일간 열리며, 이번에도 한국 최고의 몽골전문가 이평래 교장선생님이 직접 인솔하고 안내할 것입니다.
8월 <체체 궁과 테렐지 국립공원> 답사에 대하여 교장선생님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체체 궁은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를 둘러싸고 있는 4개의 산(복드 산, 칭겔테이 산, 송긴 하이르항 산, 바양수르흐 산) 중 하나인 복드 산의 최고봉(2,268미터)입니다.
복드 산은 예로부터 무당들이 제사를 지내고 기도를 드리는 곳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를 확인해 주듯 복드 산 북쪽 자락에 위치하는 ‘이흐 텡게링 암’에는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에 이르는 바위그림이 남아 있고, 지금도 그 주변에서 무당들이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전승에 따르면 12∼13세기에 현재의 울란바타르 주변에서 큰 세력을 떨쳤던 칭기스 칸의 의부(義父) 옹칸이 복드 산에서 사냥을 금했다고 할 정도로 이 산은 예로부터 신성시 되었습니다.
복드 산은 세계 최초의 자연보호구역이자 사냥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성산(聖山)이기도 합니다. 이미 1778년에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일체의 사냥을 금지했으며, 일정한 구역 내에서 벌목까지 금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종교를 아편으로 여겼던 사회주의 시절(1921∼1992)에도 엄격히 지켜졌습니다. 체제가 바뀐 1995년에 복드 산은 그 당시 오치르바트 대통령의 제안으로 국가예산으로 산신제를 지내는 중요한 산으로 지정되고, 2004년부터 5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산신제를 지내는 성산 중 성산입니다.
그 덕분에 복드 산은 숱한 수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땅굴토끼, 사슴, 야생염소, 야생 양 등 54종의 포유동물과 1660종의 벌레, 송골매, 독수리, 제비, 종다리 등 194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전나무, 잣나무, 소나무, 낙엽송 등 무려 588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복드 산은 삼림-초원지대와 순수 초원지대의 경계지대이자 시베리아 낙엽송의 남방한계 지점에 위치합니다. 이 때문에 복드 산은 수도 울란바타르의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복드 산 주변 20여 개의 계곡에서는 강과 시내가 발원하고 이런 곳에는 치료 목적으로 이용되는 광천이 많이 있습니다.
복드 산의 최고봉은 해발 2,268미터인 체체 궁이고 그 다음은 해발 2,256미터인 투쉐 궁입니다. 정상에 오르는 길목엔 광활한 삼림초원이 펼쳐져 있고, 자작나무 전나무 낙엽송 소나무 등 수풀이 우거져 있으며, 일부 지역은 바위로 덮여 있고, 산봉우리 및 산봉우리로 가는 길목에는 이름 모를 들꽃이 지천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체체 궁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한눈에 들어와 평생 잊지 못할 장관이 연출됩니다.
성스런 산의 봉우리 체체 궁에는 5년에 한 번씩 제사를 지내는 제단과 몽골의 서낭당 오보 그리고 산봉우리를 장식하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신령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잠깐! 체체 궁은 해발 2,268미터이지만 울란바타르가 1,350미터이기 때문에 그리 높은 산이 아닙니다. 따라서 전문 산악인이 아니라도 충분히 오를 수 있고, 장비 또한 일반 트레킹화로도 충분합니다. 특히 체체 궁 등반이 하루 일정(약 7시간 소요)으로 여유롭게 잡혀 있으므로 신체 허약자만 아니라면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산악 등반 시 안전을 위해 가이드 외 전문 산악가이드 1명이 더하여 동행하게 됩니다. 산악 등반을 위한 준비물 등 안내는 추후 여행사에서 공지해 드릴 것입니다.
이번에 답사하는 체체 궁은 테렐지 주변과 함께 몽골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즐비합니다. 복드 산 남쪽 자락에 위치하는 만조시리(Manzushri) 사원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만조시리 사원은 1733년에 개창된 당대 저명한 사찰로서 20세기 초기까지만 해도 20개의 사찰이 있고 300명의 승려가 주재한 대규모 사원이었습니다. 1937년 공산주의자들에 의한 숙청의 광풍이 몰아칠 때 사원이 영구 폐쇄되고 모든 승려들이 체포되어 처형되거나 강제 탈속 당했습니다.
이 절은 사회주의 시절 내내 폐허로 남아 있다가 1990년 민주화운동 직후부터 복원사업이 시작되고, 1992년에 처형된 승려들의 복권이 이루어졌으며, 1998년부터 폐사지 전역이 국가 관리를 받게 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복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폐사지 그 자체가 북쪽의 복드 산 남쪽에 있는 ‘엄너드 도브’라는 초원과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몽골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이국적인 정취를 물씬 풍깁니다. 또한 폐사지 곳곳에 흩어져 있는 각종 조각물과 주변의 돌산 곳곳에 그려진 부조와 글씨와 불화(佛畵)는 만조시리 사원의 품격을 한층 높여줍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지난 날 몽골 불교의 수난의 역사와 질곡의 몽골 현대사를 말없이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복드 산 북쪽 기슭인 이흐 텡게링 암(Ikh tengeriin am)에는 몽골의 선사 및 역사시대를 대표하는 바위그림이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하지만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입니다.
바위그림은 몽골 고대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이자 당대인들의 경제, 사회, 정신발전을 투영한 고고학 기념물입니다. 그런데 몽골은 ‘바위그림의 나라’라고 할 만큼 국토 대다수 지역에 많은 바위그림이 남아 있습니다. 우리가 유럽에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동굴벽화가 있는 곳이 몽골입니다. 현재까지 몽골 땅 200여 곳에서 바위그림이 발견되었으며, 해마다 실시하는 조사사업 결과 새로운 그림이 속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바위그림은 대체로 몽골의 서부 및 중부와 남부지방에 많이 분포하고 동부지방에는 상대적으로 발견 사례가 적습니다. 이는 몽골의 자연 및 지리적 특징과 관련이 있습니다. 몽골 서부와 중부 및 남부지방은 산지가 많아 그림을 그리거나 새기는데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바위그림은 대체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따뜻한 곳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것이 관찰됩니다. 이처럼 바위그림이 집중적으로 분포한 곳에 고대인들이 오랫동안 거주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이흐 텡게링 암 유적입니다. 붉은 물감과 검정색 먹으로 그린 이 바위그림은 1960년 러시아 고고학자 오클라드니코프가 발견했습니다.
청동기시대(기원전 3000∼1000년)에 해당되는 첫 번째 그림은 사각형 안에 다수의 둥근 반점을 그리고, 위쪽에 하늘로 날아가는 새를 그리고, 그 바깥쪽에는 서로 손을 잡고 서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아래쪽에 평행한 길에서 말을 끌고 가는 사람 등을 붉은 물감으로 그려 놓았습니다.
검정색 물감으로 그린 두 번째 것은 ‘영원한 푸른 하늘’이라는 고전 몽골문자로 된 명문과 전통복장을 갖춰 입은 사람, 점박이 사슴, 무당 등이 그려져 있습니다. 학자들은 이 그림을 13세기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답사의 또 하나의 방문지인 테렐지(Terelj)는 몽골에서는 보기 드물게 산과 초원과 강이 이루어진 이름다운 곳입니다. 사회주의 시절부터 울란바타르 주민들의 휴양지로 널리 이용된 곳이죠. 1990년대 이후 외국 관광객의 증가와 난개발로 인하여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지만 테렐지는 여전히 몽골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입니다.
그 테렐지로 가는 길목(울란바타르에서 동쪽으로 4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날라이흐 부근)에는 6∼8세기에 몽골고원을 중심으로 대제국을 건설했던 돌궐제국의 명재상 톤유쿠크(?-725년경)의 공덕을 기록한 공덕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고대 투르크 문자로 기록된 비문으로 726년 내지는 727년경 빌게 톤유쿠크 사후에 만들어졌습니다. 비문은 톤유쿠크의 무덤과 사당 등 유구(遺構)와 함께 수십 개의 발발(생전에 망자가 죽인 사람의 숫자를 돌로 만들어 일렬로 세워놓은 것)로 구성되어 있는 유적 복합체입니다.
비문에는 빌게 톤유쿠크의 일대기가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는 중국의 지배 하에서 관리로 활동하다가 부흥운동을 일으켜 돌궐의 독립을 쟁취한 인물로, 3대에 걸쳐 돌궐제국의 황제를 섬기면서 사실상 돌궐의 부흥을 이끈 재상입니다.
비문은 마치 미리 적어놓은 것처럼 자전적인 말투로 당나라에 대한 강한 반감과 함께 건국과정의 어려움, 자신의 노력으로 국가가 영원히 존속하게 되었음을 자랑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답사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는 테렐지 국립공원에 있는 호스 하드(Khos khad) 캠프입니다. 작년에 문을 연 호스 하드 캠프는 외국인들이 불편 없이 머물고 몽골 유목민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편리한 캠프인데, 우리는 이 캠프에서 사흘 간 체류할 예정입니다.
캠프에 머무는 동안 하루는 3∼4시간 걸리는 자작나무숲 트레킹을 하고 전문 가이드가 지도하는 승마 체험을 할 예정입니다. 또한 캠프에 머무는 사흘 동안 저녁 식사 후에는 3회에 걸쳐 몽골의 자연환경, 역사. 종교, 한-몽 교류사 등에 관한 전문강의가 이루어집니다. 강의는 숙소 내 강당에서 진행할 것이고 피피티 자료를 활용한 생동감 있는 내용으로 채워집니다.
출국 전날에는 울란바타르로 이동하여 몽골의 대표적인 박물관 두 곳과 몽골 불교의 본산인 간단사, 울란바타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1910년대 몽골에서 활동한 독립지사의 유적지를 탐방할 것입니다. 물론 모든 일정을 이평래 교수가 동행하여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당신은 몽골 탐사 내내 초원과 산과 문화유산에 감탄하고, 그 초원과 산을 따라 흐르는 강물에 감사하고, 지천에 널린 들꽃에 취하고, 기암괴석에 반하고,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에 홀려 찌든 일상에서 벗어나 참마음의 평안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여행 내내 한국 최고의 몽골 전문가인 이평래 교장선생님의 깊이 있고도 재미있는 <길 위의 명강의>에 취할 것입니다.
몽골 <체체 궁 특집> 5일간의 상세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상기 일정은 항공 및 현지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평래 교장선생님은 몽골 과학아카데미 역사연구소에서 역사학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 동 대학 몽골어과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몽골 연구자로 몽골사 뿐 아니라 신화와 종교 등 몽골인들의 정신문화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실크로드의 삶과 종교> <중국학자들의 몽골사 인식> <세계사교과서 바로잡기> <중국학자들의 소수민족 역서서술> <동북아 곰 신화와 중화주의 신화론 비판> <아시아의 죽음 문화-인도에서 몽골까지> 등을 공동 저술하고, <몽골 민간 신화> <몽골의 종교> <중앙유라시아의 역사> <몽골 신화학의 형상> <몽골의 역사> 등을 우리말로 번역했으며, 몽골사, 몽골 문화, 종교와 신화에 관한 40여 편의 논문을 썼습니다.
이번 답사는 8월 3일부터 8월 7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대한항공편) 이평래 교장선생님이 직접 인솔하고, 몽골 전문여행사인 (주)세븐데이투어가 준비·진행합니다. 항공 예약관계상 5월 31일 참가접수를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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