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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답안지'는 없고, '괴담'은 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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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 답안지'는 없고, '괴담'은 퍼지고…

靑, '권력갈등' 배후로 한나라 '인사괴담'에 전전긍긍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등 인사와 관련된 하마평이 여권의 권력갈등과 겹쳐 난무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이를 "인사괴담"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3일 "당 쪽에서 계속 인사괴담이 터지고 있다"며 "청와대는 자제하고 있는데 당 쪽의 의견이 워낙 압도하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비공식 비선라인에서 TF를 만들어서 (인선작업을) 한다든가 하는 건 현재 내가 아는 범위에선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청와대는 인적쇄신 단행시기와 폭에 대해서도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지금 구체적인 인사의 폭과 시기를 놓고 최종적으로 확고한 것이 서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각계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주말까지 좀 더 고심하고 각계 분들을 만나는 등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반응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가 이날 "최근 수석인사가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니까 자가발전형이 많다"면서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안 되고 어떻게 보면 공천에, 또는 당내분란에 책임이 있던 분까지 수석인사에 거론되는 것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 대목과 맥락이 같다.
▲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괴담'의 배후는 이상득?

그러나 후임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와대가 '비(非)영남-비고려대, 재산 30억 미만'이라는 '이상한' 인사기준만을 흘리며 개각과 청와대 개편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미루고 있어 여권의 '인사 괴담'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이상득 라인과 정두언 라인의 권력 갈등까지 겹쳐 있어 '인사 괴담'이 갈피를 잡지 못할 정도로 혼란스럽게 유포되는 양상이다.

무엇보다 인사의 핵심이자 이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방식과도 직결된 '박근혜 총리론'이 날마다 널을 뛴다. 금주 초까지만해도 이상득계와 박근혜계 일각에서 '박근혜 총리론'에 긍정적으로 입을 모으면서 기정사실화되는 듯했으나, 현재는 '박근혜 총리론'이 없던 일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청와대를 다녀오는 등 '당청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일제히 '박근혜 총리론'에 난색을 표한 건 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당초 '박근혜 총리론'을 제안한 사람으로 알려진 이상득 의원도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친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이날 "박근혜 카드는 물 건너 갔다"고 했다. '정종복 민정수석론', '류우익 대통령실장 유임론' 등에 대해서도 이상득 의원을 진앙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처럼 쇄신의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면서 정두언 그룹을 비롯한 소장파 의원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아온 이상득 의원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틀 전부터 자택에 귀가하지 않고 시내 모처에 머문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은 13일엔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했다. 내주 초에는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권력사유화 논란이 확대돼봐야 소득이 없는 만큼 당장은 확전을 피하겠다는 뜻이다. 이 의원의 이같은 행보는 청와대가 일단 '이상득표 쇄신안'을 서랍 속에 넣어 두고 백지 위에서 다시금 판을 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극도의 내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여권의 권력 갈등이 쉽게 진화될지는 미지수다. '집안싸움 자제'를 당부한 홍준표 원내대표마저 "이제와서 대통령의 형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정두언 의원을 직격해 이상득 의원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다.

고승덕, 나성린 등 초선 의원 20여 명도 전날 모임을 갖고 정 의원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성명을 내는 방안까지 모색했으나 지도부의 만류로 접어뒀다. 일단 홍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정 의원과 소장파들에 대한 '공개 경고'를 하는 정도에서 대응 수위를 낮춘 셈이지만, 정 의원 측의 반응에 따라선 얼마든지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

현재 '이상득 퇴진론'에는 정두언 의원을 필두로 김용태 등 친이 직계 의원 일부와 원희룡, 남경필 등 소장파 중진들, 이재오계로 분류되는 일부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 이상득 의원이 표면적으로는 '일보후퇴'한 모양새를 취하더라도 쇄신의 핵심인 인사 문제에 이 의원의 입김이 실리는 징후가 엿보일 경우 좌시하지 않을 태세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위기를 틈타 발호하는 측근그룹들의 내부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어떻게 마련해가느냐가 관건이다. 권력 쟁투가 확인된 이상, 지금 떠도는 '인사괴담'은 내각과 청와대 개편 방안이 확정되는 순간부터 실체를 갖춘 이전투구로 비약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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