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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지도 바뀌어도 '형님 권력'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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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지도 바뀌어도 '형님 권력'은 그대로?

'新실세' 그룹 컨트롤타워도 이상득?

여권이 집권 초 청와대 수석비서관과 내각 총사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권력지형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10% 중반 대의 대통령 지지율, 재보선 참패라는 악재 탓에 권력재편을 둘러싼 잡음은 정부 출범 즈음에 비해선 훨씬 줄어든 편이다. 여권 내 각 세력들이 내각과 청와대 인선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선 새로운 질서의 주도권 장악을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형님 권력'의 일보 후퇴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하지만 '이상득 라인'에 정면 반기를 들고 나선 정두언 의원이 그 빈 자리를 채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홍준표-임태희-주호영으로 이어지는 한나라당 원내지도부와 7월에 선출될 당 대표에게 무게중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두언이 자기 운신의 폭도 좁혔다"

총선 출마를 희망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두 시간 동안 설득해서 청와대로 들어간 일화에서 볼 수 있듯이 박영준 전 비서관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신뢰는 일반의 상상을 초월했다. 11년 동안 그를 보좌관으로 데리고 있던 이상득 의원의 경우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 박 전 비서관의 사퇴는 권력지형도 변화를 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을 끌어내린 정두언 의원의 파워가 강해질 것이라는 얘긴 별로 없다.

이명박계열의 한 소장파 의원은 "과연 정 의원의 목적이 박 전 비서관을 끌어내리는 데 국한됐겠느냐"면서 "정 의원이 스스로 전면에 나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자신의 운신 폭도 좁힌 꼴이 됐다"고 풀이했다.

정 의원 본인도 '백의종군'을 입에 올린 만큼 그는 당분간 일부 소장파를 이끄는 비주류 의견그룹의 좌장 역할을 하며 추후를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중용설이 나오는 윤여준, 맹형규, 권오을, 박형준 등은 모두 정치적 욕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전 의원'이라는 한계가 있고 기존의 권부 핵심세력과는 일정한 갈등기류도 존재한다.

여기에 덧붙여 일각에선 이재오 전 의원의 '외유'로 이재오계도 사분오열된 데다 당 내 야당 총수인 박근혜 전 대표의 주가가 다시금 치솟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이명박계는 상당기간 권력 진공 상태를 맞을지 모른다는 관측이 있다.

하지만 앞서 거론한 소장파 의원은 "여권의 생리상 권력 진공상태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5공 초반 허삼수, 허화평이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친위세력에 찍혀나가면서 이들을 대체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냐는 소리도 나왔지만. 다 메워졌다"고 설명했다. '권력 예비군'은 줄을 서 있다는 것.

그는 '그 예비군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입을 닫았지만 현재로선 홍준표-임태희-주호영 원내 3인방이 1순위로 꼽힌다.

'형님 권력'은 계속된다?
▲ 이상득, 최시중으로 대표되는 TK원로그룹과 이재오, 정두언의로 대표되는 수도권 신주류는 협력과 반목을 거듭해왔다ⓒ연합뉴스

이렇게 볼 때 이상득 의원의 '일보후퇴'는 표면적인 현상일 뿐, '형님권력'의 본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박영준 비서관의 불명예 퇴진에도 불구하고 이상득 의원의 영향력은 건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이 이 의원과 관계가 나쁘지 않고, 당 대표로 거론되는 박희태 의원도 대선 당시 '6인 원로 모임'에서 이 의원과 호흡을 맞췄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조찬을 나누며 정국 돌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라인이 끊겼기 때문에 오히려 핫라인이 강화되고 '음지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사실 당 내에선 '이상득계'라고 불릴 사람은 몇 안 된다"면서도 "TK에는 적잖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소장파들의 반란이 권력 갈등의 파고를 높인 듯 보이지만, 한나라당의 주력부대인 침묵하는 영남권 의원들 상당수는 여전히 이상득 의원의 영향권 내에 있다는 뜻이다.

당에 비해 청와대에 드리워진 이 의원의 그림자는 넓다. 청와대 수석 가운데선 류우익 비서실장(경북 상주),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경북 칠곡), 곽승준 국정기획수석(대구) 등 TK가 3명이다.

김명식 청와대 인사비서관(경북 청도), 박영준 전 기획조정비서관(경북 칠곡), 김두우 정무2비서관(경북 구미), 김강욱 민정2비서관(경북 안동), 이홍기 국방비서관(경북 김천), 송종호 중소기업비서관(대구),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 등 다수의 핵심 비서관도 역시 TK 출신. 장다사로 정무비서관은 TK출신은 아니지만 이 의원의 보좌관을 오래 지낸 인물이다.

이런 까닭에 여권의 한 인사는 "이번 쇄신인사에서 수석이나 장관 인선 뿐 아니라 비서관, 차관 교체도 주의 깊게 들여다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경주 출신의 정종복 전 의원이 민정수석에 거론되는 것도 이 의원의 여전한 영향력을 증명한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정종복 전 의원 정도면 이상득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18대 총선에서 의외로 낙선한 정 전 의원은 지난 총선 직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 간사를 맡으면서 이 의원의 의중을 관철시켰다는 지적을 받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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