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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도발' 집단화 되나…당내 '공감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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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정두언 '도발' 집단화 되나…당내 '공감대' 확인

또 직격탄…"쇄신 대상이 쇄신 주도하려 해"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청와대 실세들에게 직격탄을 날려 여권에 일대 파장을 몰고 온 정두언 의원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 의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 인사쇄신 한다며, 인사실패의 책임자는 그대로 있고 실패한 인사의 결과만 바꾸면 어떻게 하냐"고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을 재차 겨냥했다.

그는 " 인사실패를 초래한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려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면 결국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얘기밖에 더 되냐? 게다가 그들이 또다시 인사쇄신까지 주도하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의총 직후 김정권 공보부대표는 "정 의원의 충정에 다수가 뜻을 같이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면서 "홍준표 원내대표가 권력투쟁으로 보여질 것을 우려했지만 대부분이 충언으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독주론과 관련해 한나라당 내에선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한 공감의 폭이 넓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의원은 "정두언이 미운 사람도 있겠지만 그 미운 정도보다 청와대에 대한 우려가 다 크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55인 파동' 재연되나?
▲ 9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정두언 의원ⓒ연합뉴스

일부 참석자는 정 의원이 "'백의종군이라도 하겠다'면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듯했다"고 전했다. 이후 심재철 의원이 "정 의원의 발언은 고언인 것이지 권력투쟁의 차원이 아니다"고 힘을 실었고 많은 의원들이 청와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정권 공보부대표는 "정권 초기에는 내각보다 청와대에 힘이 쏠리는게 통례라서 청와대 책임론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김 부대표는 "정 의원의 주장에 크게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면서 "'고소영', '강부자' 내각이라는 출발점부터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의총장의 이같은 기류는 정 의원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던 오전 최고위원회의와는 사뭇 다르다.

현재 최고위원회의가 임기가 얼마 안 남았을 뿐더러 낙천, 낙선자도 다수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의총이 한나라당의 대체적 기류를 더 잘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정 의원이 빼 든 칼에 의원들 다수가 호응함에 따라 이상득 의원, 박영준 비서관 등 현재 여권의 '실세 그룹'에 대한 공세는 당의 외피를 얻게 됐다.

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이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가 관건이다. 총선 직전 '이상득 용퇴 55인 파동' 때처럼 이 대통령이 '형님' 손을 들어줄 경우 거센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조기전대론에는 별무반응

한편 이날 강 대표가 제기한 조기전당대회론에 대해 김 부대표는 "반대 의견을 내놓은 사람은 없었다"고 전했지만 다른 의원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 반대 의견을 밝힐 필요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박근혜 계열의 이정현 의원도 의총 직후 "현실적으로 말이 되냐"면서 "전당대회 일정과 복당 문제가 얽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두언 의원의 의총 신상발언 전문이다. 정 의원 측은 의총 직후 발언 전문을 출입기자들에게 일괄 발송했다. '작심'했다는 이야기다.

지난번 소위 55인 사건 때도 제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나는 내가 손해 보는 것은 참아도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은 못 참는다.' 게다가 성질 급한 놈이 밥값 낸다고, 제가 밥값을 잘 내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제가 밥값을 미리 낸 셈 이지요. 하지만 그만큼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습니다. 인사실패가 무능 및 부도덕 인사로 이어져 결국 국정실패까지 초래했습니다. 그런데 인사쇄신 한다며, 인사실패의 책임자는 그대로 있고 실패한 인사의 결과만 바꾸면 어떻게 합니까? 인사실패를 초래한 사람들이 아무런 책임도 지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결국 대통령이 책임지라는 얘기밖에 더 됩니까? 게다가 그들이 또다시 인사쇄신까지 주도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래가지고 쇄신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이래가지고 국정실패가 되풀이되지 않겠습니까?

저는 이런 충정에서 얘기한 것입니다.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시인합니다. 그 점에 대해서 대통령과 당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본질까지 잘못에 묻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것을 권력투쟁으로 몰고 가는 세력이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옛날 같으면 제가 사약도 받을 일입니다. 권력투쟁이라면 결국 자리다툼을 말하는 것인데, 제가 자리에 연연한다면 과연 이렇게 사약 받을 일까지 하겠습니까? 저는 대통령과 이 정부에 대한 충정이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 못지않다고 자신합니다.

이제는 책임질 사람들이 각자 자기 거취를 결정하면 됩니다. 저는 이미 백의종군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그렇게 할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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