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북한 탄도 미사일 실험 성공적"

미국 국방부 "평가, 분석 진행 중"

북한이 지난 23일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실험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25일(현지 시각)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의 기고문을 통해 "이번 북한의 SLBM은 비록 30킬로미터를 비행해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정도만 비행해도 탄도 미사일 실험은 성공적인 것이며, 이번 미사일은 발사 속도도 음속을 초과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미사일이 30킬로미터 비행에 그친 것과 관련해 "이것은 북한이 이미 네 차례 SLBM 발사에 실패했기 때문에 연료를 완전히 채우지 않고 30킬로미터까지만 날아갈 수 있도록 채웠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료 등을 다 주입하는 등의 환경이 갖춰지면 더 확실하게 작동할 것이다. 북한은 30킬로미터 사정 거리를 확실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 실험을 해 봤을 수도 있다. 그러나 2020년께에는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실링 연구원은 이어 "이번 발사 시험은 북한이 과거 네 차례 시험에서 실패한 액체 연료 추진 시스템을 포기하고 보다 강력하면서도 단순한 고체 연료 추진 시스템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액체 추진체는 사정 거리가1600킬로미터이지만 고체 추진체는 사정거리가 900킬로미터에 불과하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한국, 일본 등지에 위협을 가할 만큼의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링 연구원은 "북한 잠수함이 동해 밑으로 내려갈 경우 일본의 어느 곳도 타격할 수 있다"면서 이어 "만일 잠수함이 동해에서 벗어나 괌이나 하와이의 1600킬로미터 이내로 진입하면, 추가로 700킬로미터의 사거리를 더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링 연구원은 "이번 미사일이 잠수함에서 발사됐든, 수중 바지선에서 발사됐든지 간에 북한은 SLBM을 30킬로미터까지 비행시킬 수 있는 실험능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며,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이 도입될 경우 고체 연료로 추진되는 북한의 SLBM은 더욱 신뢰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

북한은 앞서 지난 23일 오후 6시30분께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동해상에서 SLBM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발사했으며 합참은 비행거리가 30킬로미터인 점에 주목해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킬로미터에 크게 못 미친다"며 사실상 실패로 규정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SLBM 실험의 성공 여부에 대해 "아직 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한반도 안정을 촉진하는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또 다른 도발적 시험을 다시 한 번 했다는 것 이외에는 현 시점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정확히 어떻게 규정할지 말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쿡 대변인은 "북한의 (SLBM 발사) 행위를 계속 분석, 평가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번 사안은 그동안 북한이 취한 일련의 비생산적인 행위의 최신 사례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정확히 어떤 일(시험)이 있었던 것인지에 관계없이 이것은 명백히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것으로,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능력을 계속 추구하는 것은 미국과 역내 동맹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