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 걸쳐 10명의 당선자를 쏟아낸 한국노총이 25일 20대 국회 입성을 앞둔 당선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의 노동관련 입법 추진 뿐 아니라 이미 점화된 조선업의 구조조정, 공공기관에서의 성과연봉제 도입 등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공동의 대응을 당부하는 자리였다.
이날 한국노총이 주최한 간담회에는 김영주, 김경협, 한정애 의원과 어기구 당선자(이상 더불어민주당), 장석춘, 문진국, 임이자 당선자(이상 새누리당), 김성식 당선자(국민의당)가 참석했다. 이용득 당선자(더불어민주당)와 김성태 의원(새누리당)은 불참했다.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를 파기한 이후 노정 관계가 악화되면서 정부가 모든 것을 억지로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헌법을 위배한 정부의 양대 행정지침이 현장을 초토화하는가하면, 조선과 해운에서는 제2의 IMF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으며, 공공기관에서는 성과연봉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구조조정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야당에서도 내용도 없이 (구조조정에) 협조하는 듯한 대표자의 발언이 계속되고 있어 엄청난 걱정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김영주 의원은 이에 "당 대표에게 확인한 건 인원을 자르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살아남을 수 없는 기업에 세금을 쏟아부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김영주 의원은 "정부가 밀어붙이는 노동4법 국회 통과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같은 당 한정애 의원도 "이미 몇년 전부터 조선업종 구조조정은 시작됐는데, 지난 3년 동안 정부가 과연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일찌감치 조선업 관련 고용재난지역을 선포하고 근로자에 대한 직업 재훈련을 지속적으로 해 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경협 의원은 "1970년대 개발도상국 시절에 했던 이윤 주도, 재벌 주도 성장 방식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소득 주도 성장방식과 경제민주화를 이행해야 비정규직도 줄일 수 있고 최저임금이나 생활임금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된 이들은 주로 한국노총과의 대화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장석춘 당선자는 "당과 노총 사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고, 문진국 당선자는 "여야를 떠나 노동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임이자 당선자는 "우리 사회가 저출산 저성장의 위기 상태임은 부인할 수 없다"며 "현실과 부딪히는 문제들에서 노동계의 의견을 잘 검토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 '성과연봉제 도입' 위해 미쳐 날뛰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노총 관계자들은 특히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 움직임에 대해 강한 우려를 쏟아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가 미쳐 날뛰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특히 개인 성과급은 심각한 폐해 때문에 유럽에서도 다시 집단 성과급으로 바꾸는 추세"라며 "우리 정부는 전 세계적인 사례도 모르고 착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도 "성과연봉제는 직장 내 줄 세우기 문화를 만들고, 협력 체계를 붕괴시키는 중요한 문제"라며 "한국노총 출신 당선자들이 꼭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인상 공공연맹 위원장은 "한국노총 출신의 정치세력화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만큼, 한국노총 출신 20대 국회의원들과 노총 집행부 사이에 정기적 회의를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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